-
『지상의 마지막 오랑캐』. 오랑캐라는 말은 흔히 야만적인 침략자를 낮잡아 부르는 말이기에 평소 사용하기 좋은 어감은 아니다. 그렇지만 ‘지상의 마지막 오랑캐’라는 단어들의 배열에서 뭔가 모를 낭만이 느껴졌다. 지금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하늘길이 막혀있지만 기자에게 몽골은 가장 가고 싶은 곳이었고 알고 싶은 곳 중 하나였다. 여행의 욕구가 차오르던 어느 날 밤, 책장 속 꽂혀있는 이 책을 다시 꺼내 보게 됐다.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터치 한 번으로 안부를 물을 수 있는 21세기와는 동떨어져 살아가는 듯한 사람들이 있다. 저자
책다방
신유정 기자
2020.12.08 13:54
-
누구나 허전함을 채우기 위한 각자만의 방법이 있다. 여행을 떠나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기도 하며 때로는 값비싼 물건을 충동적으로 구매하기도 한다. 테네스 윌리엄스의 소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여주인공 블랑쉬는 그 허전함을 ‘욕망’으로 달래고자 했다.블랑쉬는 미국 남부에 위치한 명문가에서 태어나 교사로 일한다. 그러나 그녀의 가문은 거대한 농장을 잃고 몰락하게 된다. 게다가 가족들이 죽고 남편까지 자살하자 블랑쉬는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고 깊은 좌절감에 빠진다. 이러한 고통을 극복하고자 그녀는 여러 남자들에게 의지하곤 했다.
책다방
허인영 기자
2020.11.10 14:56
-
제 72회 칸영화제가 지난 25일을 끝으로 폐막했다. 이번 칸영화제에서 유독 관심을 끌었던 것은 봉준호 감독의 이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다는 소식이었다. 올해는 1919년 한국 최초의 영화인 가 서울 단성사에서 상영된 이래 한국영화의 100주년을 맞는 해였기에 이 소식은 더욱 반가웠다.우리나라 영화산업의 규모는 세계 영화시장
책다방
김세훈 기자
2019.06.04 14:11
-
산다는 것은 잃어가는 것이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다. 이 말이 옳다면 성공적인 삶을 위해서는 상실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상실에 대한 반응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어떤 사람은 상실의 아픔을 잊기 위해 일에 몰두할 것이고, 누군가는 사람들 틈으로 비집고 들어갈 것이며, 누군가는 술에 의존할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중에는 책상에 앉아 글을 쓰는
책다방
김세훈 기자
2019.05.21 14:47
-
세상에는 기준을 정하기 힘든 추상적인 의미를 지닌 단어가 무수히 많다. 사랑, 증오, 동경 등 타인을 향한 나의 마음을 표현하는 단어들이 있고, 행복, 우울, 분노 등 본인의 현재 감정 상태를 나타내는 단어들도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행복’에 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행복’ 역시 그 기준이 너무나 모호하다. 누군가에는 소위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책다방
허인영 수습기자
2019.05.08 13:38
-
우리는 생애 두 번의 금융위기를 겪었다. 어릴 적 어렴풋한 기억과 부모님께 들었던 이야기로 당시 탈도 많고 힘들었다는 건 알지만, 우리와는 별개라 생각하며 그 정확한 내막을 고민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다르다. 우리는 직접 취업시장에 뛰어들고, 여유자금으로 재테크를 하고, 살아갈 집도 알아봐야 할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미래는 현재 상황을 바탕으로
책다방
손용원 수습기자
2019.04.16 14:08
-
대학에는 다양한 지역에서 나고 자란 학생들이 모여 함께 수업을 듣는다. 그런데 혹시 당신이 지방에서 살다 서울에서 살기 시작한 자취생이라면, 혹은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학교를 오가는 통학생이라면, 매일 마주하는 서울의 극심한 교통량과 북적임, 그로 인한 소음으로 인해 당신의 뇌는 이미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도시로 향하는 개개인들은 각자 다양한
책다방
오영은 기자
2019.04.02 15:57
-
‘부끄러움’이라는 단어에는 긍정적인 뉘앙스보다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하게 느껴진다. 한 포털사이트에 부끄러움을 검색하니 연관검색어에 ‘부끄러움 많은 아이 당당하게 기르기’라는 책 제목이 올라와 있다. 부끄러움을 교정의 대상으로 보고 당당함을 바람직한 삶의 자세라고 가르치는 것은 비단 이 책 뿐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부끄러움은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성찰
책다방
김세훈 기자
2019.03.19 16:38
-
나는 우리대학에 운 좋게 들어왔다. 수능 당일 저녁부터 ‘결국 재수를 해야하나’ 고민하며 지내다가, 우리대학 논술 전형에 합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마음을 다 내려놓고 우리대학 수시 사이트에 수험번호와 이름을 적어냈는데, 확인을 누르자마자 보이는 ‘축하드립니다’를 믿을 수 없었다.그래서 수능 성적표는 한번도 사용해보지 못하고 대학에 입학하게 됐다. 얼마
책다방
임하은 기자
2018.11.27 16:33
-
현대인의 불안이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에서 비롯된다고 결론짓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라고 생각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불안』에서 말하는 대로 사랑을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존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이 주장은 일리가 있어 보인다. 아무리 무뚝뚝하고 냉소적인 사람이라도 마음 한 켠에는 누군가 자신의 생각에 공감해주고 자신의 존재를 인정해주기를
책다방
김세훈 기자
2018.11.27 15:22
-
“강남, 한강의 남쪽. 실개천이 흐르고 송아지 울음소리가 울리는 이 강남 땅에서 전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개발의 서막이 시작되었다.” 강남 개발을 둘러싼 이야기가 전개되는 SBS 드라마 『자이언트』(2010)의 첫 화 내레이션의 일부이다. 드라마의 소재로 사용될 정도로 강남 개발 속 일련의 과정들은 실로 극적이었다. 『강남의 탄생』은 불과 40여
책다방
한승찬 기자
2018.11.13 15:41
-
과연 역사에 ‘만약’이란 게 존재할까? 예를 들어보자. 서양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나라는 로마이다. 로마가 도시국가였을 시절에 외적의 침입을 받아 멸망했다면? 프랑스 혁명이 성공하지 못하고, 절대왕정이 지속됐다면 민주주의를 싹틔울 수 있었을까? 외국의 역사에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이순신 장군이 무과에 합격하지 못했다면 임진왜란은 어떻게 진행
책다방
이정혁 수습기자
2018.09.18 14:41
-
최저임금의 수준을 두고 찬반양론이 강하게 부딪치고 있다. 쟁점은 최저임금이 저소득층의 소득 증가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것이다. 이에 더 나아가 부의 재분배가 곧 성장을 불러일으킨다는 ‘소득주도성장’의 지지자와 회의론자들의 충돌이기도 하다. 소득주도성장은 소득이 똑같이 올랐을 때, 생활이 여유로운 고소득층 보다는 생활이 어려운 저소득층이 더 많은 금액을 사
책다방
윤유상 기자
2018.06.12 14:51
-
이라는 제목이 무색하게 단편소설에 나오는 중심인물들의 내면은 한 겨울의 풍경처럼 삭막하기만 하다. 소설 속의 인물들은 아이를 잃고, 오래된 연인과 헤어지고, 부모를 여의는 등 저마다의 겨울을 지나고 있다. 한 가지 당황스러운 점은 그들의 겨울이 언제 끝나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소설 속 인물들은 상실을 딛고 일어나려고 부단히 노력하지만 조
책다방
김세훈 수습기자
2018.05.29 19:52
-
처음 어떤 음식과 마주했을 때, 우리는 그 음식의 모양, 냄새, 들어간 재료를 유심히 관찰한다. 한 입 먹어보아도 괜찮을지, 아니면 이쯤에서 그만둬야할지 결정해야 한다. 일단 먹어보기로 다짐했다면 반 숟가락쯤 떠서 조심스레 맛을 본다. 그 뒤에는 ‘새로운 맛에 놀라 크게 한 술 더 뜬다’와 ‘생소한 맛에 놀라 숟가락을 내려 놓는다’의 두 가지 선택지가 주어
책다방
임하은 기자
2018.04.10 11:28
-
영어 교과서, 영어 시험, 영어 전공책… 영어가 주는 고통 속에서 인생의 반을 꾹꾹 참으며 살아온 일부 고등학생은, 대학생이 되며 영어에서 ‘탈출’할 행복한 세상을 꿈꾼다. 하지만 이내, 그 꿈은 허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전공 특성상 1학년 때부터 영어로 된 전공책을 보고, 심지어 영어로 된 강의를 듣기도 한다. 책에 쓰인 알파벳 하나하나
책다방
서지원 기자
2018.03.27 16:14
-
당신은 ‘서울시립대’를 본 적이 있는가? ‘내가 지금 서울시립대에 있는데 무슨 말을 하는 거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면 캠퍼스와 그 안의 부속 건물들이 서울시립대인가? 그렇다면 학생과 총장을 모두 내보내고 건물과 땅만 남는다고 생각해보자. 그건 여전히 서울시립대인가? 그러면 캠퍼스와 총장, 학생, 교직원 그리고 학교를 운영할 예산 등등을 모두 합하면
책다방
윤유상 기자
2018.03.13 16:18
-
우리는 사회 각기각층의 사람들과 매일같이 직간접적으로 조우한다. ‘학교에 와서 강의를 듣고 밥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는’ 간단한 일상 속에서도 우리는 수도 없이 많은 사람을 만나거나 ‘사람이 만든 물건’을 사용한다. 헌데, 현대 자본주의 사회가 이들을 ‘피라미드’ 속에 욱여넣는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만나는 이들의 대부분은 피라미드 아래에 놓였을 터다
책다방
서지원 기자
2018.03.02 20:57
-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쟁을 반대하지만, 전쟁이 불가피한 상황은 있다고 믿는다. 때문에 불필요한 전쟁은 비판의 대상이 된다. 전직 검사 빈센트 불리오시는 『대통령을 기소하다』에서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9·11테러와 이라크 사이에 연관이 없음에도 이라크 전쟁을 지시해 인명피해를 일으켰기 때문이다.일견 타당해 보이
책다방
최진렬 기자
2017.05.23 19:18
-
보수는 적어도 어감에서 진보에 뒤진다. 개선의 의미를 지닌 진보와 달리 보수는 현상유지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보수적 가치라는 말은 고리타분하고 고루하게 느껴진다. 옛것이라는 보수의 이미지는 보수주의와 정설주의를 혼동하게 만든다. 정설주의란 신앙을 삶의 기준으로 세우는 견해다. 기독교 신자나 이슬람 신자가 종교적 신념에 따라 살기를 원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
책다방
최진렬 기자
2017.05.10 1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