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예고 3 윤 수 빈고등학교에 입학해 소설을 쓴 지도 벌써 3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제가 도망치며 만든 이야기이기 때문일까요, 그 전부터 사실 이 이야기는 진행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흐노니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왜 그렇게도 많이 발음해 보았을까요. 미처 그리워 동경하는, 흐노니. 자꾸만 발음하다 보니 저는 그리움이라는 단어
이번에도 서울시립대문화상 시 부분의 응모작들이 많았습니다. 작품들에 담겨져 있는 학생들의 눈길이 매우 공감적이고 따뜻하여 심사자의 마음 또한 훈훈해졌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의 그런 따뜻한 눈길이 혹 예년의 수상작들을 모범으로 여기면서 그 작품들의 특성을 모방하거나 예년의 심사평에 지나치게 얽매인 결과는 아닐까 하는 아쉬움과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
예심을 거쳐 넘어온 11편의 작품들 중에서 심사자의 시선을 강하게 끈 것은 「흐노니, 흐노니」와 「괴물 쥐」였습니다. 이 두 편의 작품은 흥미로운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발랄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두 영역을 넘나들면서 이야기를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두 작품의 작자 모두, 독자들로 하여금 긴장을 놓지 못한 상태로 이야기의
아버지와 나는 늙은 자개장 하나 옮기는 게 벅차다들어온 것을 내보는 건 왜 이리 힘이 들까자개장이 내린 뿌리를 쳐내다 문턱에 발가락을 찧었다여기에 오래 있고 싶나보다여기가 오래 있었나 보다자개장만 나가면 이곳은 빈집천장을 받치고 있던 이것만 사라진다면 우리의 가계는 텅 빈 채 무너지겠지내가 박살 낸 문고리처럼 열면 열리던 기억들이 먼지에 쌓여가겠지우리는 언
안양예술고등학교 윤 수 빈방어기제로서의 웃음을 알게 된 것은 중학교 이학년 때였다. 그쪽에서 일부러 어설픈 사람을 보내준 것인지 내가 너무 많은 것을 바랐던 것인지는 모르겠다. 작별인사도 없이 훌쩍 떠나버린 중학교 친구 하민의 흐노니였는데 하민의 이대 팔 가르마와 완벽히 반대 방향으로 타버린 가르마가 웃음을 불러 일으켰다. 하민의 버릇과 몸짓, 말투를 배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