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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으로 접어들기 직전의 더운 봄날, 낯선 길로 접어들었다. 어느 대학교 앞의 하천과 허름한 건물들 사이로 난 골목의 풍경이 문득 궁금했다. 집들은 작고 낡았다. 쪽방처럼 보이는 3-4평 남짓한 작은 공간과 아직은 정비가 되지 않은 하천은 파리의 세느 강변처럼 낭만적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도시 수변의 가장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매력이 곳곳에 있
배봉의 소리
김영민(조경학과 교수)
2015.12.0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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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들여다보면 참 괜찮은 직업이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사회생활의 시작을 소방조직에서 해보는 것이 어떠할지를 고려해보기를 권한다. ‘웬 소방관?’이라는 엉뚱한 느낌이 든다면 그것은 이 분야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살펴볼수록 여러분은 또 다른 기회의 장에 들어서게 될 것이 분명하다.매스컴에 보도되는 소방관은 말벌에 희생되고, 불 끄다가 크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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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오(서울시립대학교 건축공학과/재난과학과 교수)
2011.08.0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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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로서 가끔 대학교육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때론 ‘대학교육의 목표는 무엇일까’하는 거창한 생각을 할 때도 있고 또 때론 ‘이번 학기 이 과목에서 무엇을 강의할까?’하는 작은 생각을 할 때도 있다.학생들도 무엇을 공부할지, 어떻게 공부하여야 할지, 왜? 혹은 무슨 목적으로 대학을 다니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할 것이다. 대학 외부에서도 대학교육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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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현수(물리학과 교수)
2015.11.0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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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우리 형사님 베테랑이시네.” 9월 말 관람객 1300만을 넘기면서 과 에 이어 역대 한국영화 흥행 3위에 오른 류승완 감독의 신작 에서 안하무인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가 서도철 형사(황정민)에게 던지는 말이다. 영화의 제목이 된 “베테랑”이라는 단어가 거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장면이기에 기억에 남아 있다.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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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원(도시인문학연구소 HK조교수)
2015.10.1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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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뉴스를 살펴보면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관련된 기사를 자주 접하게 된다. 선진국들의 온실가스 배출감축을 의무화하였던 교토의정서가 곧 종료되고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온실가스 감축의무에 관한 논의가 올해 12월 파리에서 열릴 예정에 있기 때문이다. 국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보니 여러 우려와 대응방안이 이야기되고 있다. 이러한 뉴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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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화(건축학부 건축공학전공 조교수)
2015.09.3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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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을 여행하면서 벌어졌던 일이다. 계속 독일 북서부에 있는 에센에서 머물다가 킬이라는 도시로 여행을 가게 되었다. 먼저 함부르크에 도착해서 킬로 가는 기차로 갈아타는 여정이었다. 유럽에서 기차여행을 하다보면 기차들이 자주 연착을 해서 불편할 때가 있는데 그 날도 예상대로 갈아타는 시간 여유 20분을 모조리 소진하고 기차는 에센에서 출발하였다.킬로 가는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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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길(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
2015.09.1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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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반세기동안 온 국민이 힘을 모아 무역규모 세계 9위 국내총생산(GDP) 세계 13위를 기록하는 등 선진국 문턱까지 도달한 우리나라가 최근 경제성장률 하락과 주력 산업의 저조 등으로 주춤거리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우리가 세계를 선도할 창조적인 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라고 본다.기술경쟁의 시대를 맞아 변화를 선도하는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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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희(국제도시과학대학원 교수)
2015.09.0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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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중후군, 즉 메르스 사태로 온 나라가 공황상태에 빠져 있다. 직접 일을 담당하여 확산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분들이야 얼마나 노고가 많겠냐만, 여전히 무방비 상태에서 전대미문으로 창궐하고 있는 전염병의 불구덩이 속으로 온 국민이 서서히 빠져들고 있는 상태이니 무지한 백성으로서 방역당국을 원망할 수 밖에 없다.해방 후 공산주의자들의 침략이 우려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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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15.06.0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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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시청역 3번 출구를 나와 광화문 방향으로 조금 걸어가면 하나의 낡은 건물과 만나게 된다. 보통 필자가 학생들과 덕수궁 일대 답사를 할 때 마지막으로 들르는 곳으로 현재 서울특별시의회 청사이다. 건축의 문외한인 필자의 눈에 이 건물은 조금 높은 탑이 부속되어 있는 점 외에 그렇게 두드러진 건축적 의의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물론 1936년 건립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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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복규(국사학과 조교수)
2015.05.2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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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부정적인 말보다 긍정적인 말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해서 부정적인 말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그럴 경우, 대개 후회하거나 반성하게 된다는 점이다. 부정적인 말, 곧 부정적인 어법은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생겨나는 산물이다. 그래서 타자의 입장은 헤아리지 않고 단지 자기 입장만을 헤아려 판단하고 말한다. 그 어법은 주로 ‘나의 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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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화 교수
2015.05.1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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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이코노미스트에서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여성의 사회참여도를 발표하였다. 대통령이 여성인 한국은 28개국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정치적으로 장관 중에서 여성은 17개 부처 가운데 여성가족부 장관 단 1명이며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진 58명 가운데 여성은 단 3명으로 5.2%밖에 되지 않는다. 국회의원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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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국제관계학과 교수)
2015.04.1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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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한 해 동안의 스위스 프리브르 대학 연구년 생활을 접고, 귀국한 후에 나에게는 한 가지 습관이 생겼다. 사회적 이슈가 되는 사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스위스라면 어떻게 처리할까’라고 생각하는 것이다.스위스에서의 1년간 체류는 개인적인 연구와 더불어 멋진 알프스 산들과 베른, 몽트뢰, 루체른, 생트갈렌 같은 아름다운 도시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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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희(수학과 교수)
2015.03.29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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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연말정산 결과가 공개되면서, 2013년 세법개정안의 세액공제전환 정책이 납세자의 거센 반발로 사실상 실패한 정책이 될 운명에 처해있다. 근로자들은 단지 세금이 증가했다는 이유만으로 세액공제전환에 대해 불평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 2년에 걸쳐 증세없는 복지와 공평과세를 약속한 정부에 대해 신뢰를 상실한 것이 이번 조세저항의 근본적 원인이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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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철(세무학과 교수)
2015.03.1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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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입학해서 졸업하기 전까지 꼭 배워야 할 것이 있다. 교양부터 전공까지 또 진로와 취업준비까지 배울 것들이 셀 수 없이 많겠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것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내가 죽지 않고 계속 살아야 할 이유를 아는 것’이고, 또 하나는 ‘내가 죽을 만큼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이다. 이 둘을 알고 찾는 것이 대학에서의 가장 큰 배움이고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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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석(도시공학과 부교수)
2014.12.0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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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에서 맡는 두 번째 학기다. 초심자로 학생들과 잘 교감하는지 학기 내 고민하지만, 강의중간평가 이후엔 더 생각이 많다.첫 학기 중간평가 이후였다. 80여명을 상대로 강의, 학생팀 발제와 토론, 소모임 활동 등을 뒤섞어 진행하고 있었다. 스스로 싫증이 날 무렵이었다. 학생들도 이 ‘새로운’ 방식에 빠르게 길들고 있었다. 토론이 강의에 갇히는 것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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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만 (도시사회학과 조교수)
2014.11.23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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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에서 맡는 두 번째 학기다. 초심자로 학생들과 잘 교감하는지 학기 내 고민하지만, 강의중간평가 이후엔 더 생각이 많다.첫 학기 중간평가 이후였다. 80여명을 상대로 강의, 학생팀 발제와 토론, 소모임 활동 등을 뒤섞어 진행하고 있었다. 스스로 싫증이 날 무렵이었다. 학생들도 이 ‘새로운’ 방식에 빠르게 길들고 있었다. 토론이 강의에 갇히는 것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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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만 (도시사회학과 조교수)
2014.11.23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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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는 나폴레옹을 혐오하였다. 톨스토이의 생각에 의하면 나폴레옹은 무엇보다도 그의 오만과 독재자적 기질 때문에 비난받아야 마땅한 존재였다. 톨스토이는 『전쟁과 평화』에서 나폴레옹을 직접 등장시켜 부정적으로 그리는 한편, 나폴레옹과 정반대의 극점에 서는 존재로 카라타예프라는 인물을 창조하여 제시한다. 무명 병사로 등장하는 카라타예프는 겸손과 온유함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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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국어국문학과 교수)
2014.11.1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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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무엇을 지표로 삼아야 좋은지 모르는 시대가 되었다. 하나의 공동체 안에서 그 공동체가 공유하는 규범에 따라 살던 시대는 지났다는 말이다. 태어나서 처음 접하게 되는 가족 공동체의 규범은 유치원, 학교, 사회로 그 지평이 넓어지면서 그 절대성을 잃기 마련이고, 지구화와 도시화의 경향은 이러한 갈등을 더욱 첨예화한다. 다른 지역, 다른 국가에서 이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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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재(도시인문학연구소 HK교수)
2014.10.12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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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고전 중 가장 훌륭한 것 중 하나로 뽑히는 플라톤의 『국?뺨?‘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플라톤이 고민하여 답한 책이다. 플라톤은 다른 철학자들과 달리 극의 형식으로 글을 썼는데 『국?뺨?소크라테스와 그의 제자들이자 플라톤의 형제인 글라우콘과 아데이만토스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국??2권 초반부에서 글라우콘과 아데이만토스는 소크라테스에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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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환(철학과 조교수)
2014.09.2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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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회의 때 선생님 한 분께서 “장바구니 수강신청”에 대해 허탈한 목소리로 탄식하셨다. “이제 대학 수업조차 장바구니에 담는 시대가 되었네.” 그 선생님께서 내쉰 한숨은 내가 “장바구니 수강신청”을 접한 후 느꼈던 정체 모를 이물감과 공명하면서 현재 대학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과 행위의 의미를 곱씹어보게 하였다.우리학교에서는 작년 1학기부터 “장바구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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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일(중국어문화학과 조교수)
2014.09.14 1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