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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 일 중 가장 힘든 것은 바로 취재다. 그중에서도 취재원과 연결해 인터뷰를 하는 것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수습기자 시절엔 한참을 망설이다가 전화를 걸었던 기억이 있다. 거절당할 용기와 취재원을 향한 절박함이 부족한 탓이었을 것이다. 사회부장이 된 지 1년이 지난 이제는 다르다. 점심시간과 퇴근시간은 피해야 한다는 강박과 이 취재원과 연결하지 못하면 기사의 질이 떨어진다는 생각에 연락처를 알자마자 바로 전화를 걸거나 메일을 남긴다.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한다. “네 안녕하세요. 서울시립대신문 김우진 기자라고 합니다”그러면 두 가
베리타스
김우진 기자
2021.05.25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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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부터 네이버에서는 ‘#오늘일기 챌린지’가 진행됐다. #오늘일기 챌린지는 2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자신의 일상을 네이버 블로그에 일기로 남기면 총 1만 6천원의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이벤트다. 기자의 주변에도 이 챌린지에 참여하는 친구가 꽤 많았다. 매일 글을 쓰는 것을 까먹지 않기 위해 핸드폰으로 알람을 맞추기도 하고 오늘 블로그 올렸냐고 서로에게 확인 질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3일 밤 챌린지의 조기 종료 공지가 올라왔고 참여자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조기 종료의 이유가 여러 개의 아이디로
베리타스
김유경 기자
2021.05.1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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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피의자의 신상이 공개됐다. 서울 노원구 세 모녀 살인 피의자 김태현(24)이다. 김씨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 만난 A씨가 연락을 거절하자 A씨를 스토킹했다. 그리고 지난달 A씨의 집에 침입해 동생과 어머니를 살해한 후 마지막으로 A씨를 살해했다. 노원경찰서는 살인·절도·특수주거침입·경범죄처벌법(지속적 괴롭힘)·정보통신망 침해 등 5개 혐의를 적용해 구속 송치했다. 해당 사건의 피의자 신상 공개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게시되기도 했다. 이후 서울경찰청은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했다.스토킹이 범죄로 인식된 것은 비교적 최근
베리타스
이은정 기자
2021.04.13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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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돈키호테』라는 소설의 존재만 알고 그 내용은 읽어 보지 않았을 때는 ‘돈키호테처럼 용감하게 살아가라’는 말만 듣고 돈키호테를 그저 용감한 장군쯤으로 생각했다. 당시엔 그런 말이 관용구처럼 쓰였다. 그만큼 돈키호테는 ‘용기’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업적도 많고 본받을 점도 많은 사람일 것이라고 상상했다. 기골이 장대하고 당당한 장군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다.그러다 고등학교 시절 처음으로 모의고사에 등장한 『돈키호테』 소설을 읽고 그렇게 실망스러울 수가 없었다. 기자가 상상하던 돈키호테 모습은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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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 기자
2021.03.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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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회적으로 각광받는 단어가 있다. 바로 ‘제로 웨이스트’다. 우리 신문에서도 제로 웨이스트에 관한 내용을 자주 다뤘었다. (▶참고기사: 제741호 4면 「지구와 우리를 위한 발걸음,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제746호 12면 「불가능에 도전하다, 쓰레기 없이 살아본 일주일」) 제로 웨이스트는 과도한 소비를 줄이고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사용해 쓰레기를 줄이는 운동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택배 포장지와 배달음식 용기 등의 쓰레기의 배출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우리나라 플라스틱 폐기물이
베리타스
이은정 기자
2021.03.1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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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뜨는 인플루언서라며 SNS에 올라온 한 여자가 눈을 끌었다. 쌍꺼풀이 없고 양 볼에는 약간의 주근깨가 있는 누가 봐도 아주 매력적인 여자였다. 심지어 모델 ‘아이린’과 찍은 사진도 있었다. 포즈들도 남달라서 모델 같았다. 누군데 이렇게 주목을 받는 걸까. 게시물을 쭉 읽어 내리고 마지막 장에 쓰여 있는 말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내가 본 인플루언서는 실존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싸이더스 스튜디오 X’에서 만들어낸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는 ‘국내 최초 가상 인플루언서’를 표방한다. 그인지 그녀인지 그것인지 명칭 또한 모호
베리타스
김우진 기자
2021.03.0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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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처음 발견된 지도 어느새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 동안 코로나19는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쳤다. 우리 생활 역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의해 좌지우지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누군가는 재택근무 여부가, 누군가는 대면 수업 여부가 결정됐다. 누군가는 수익이 바닥을 찍었으며 누군가는 격리된 가족과 만나지 못한 채 애만 태워야했다. 그렇기에 수많은 누군가의 관심은 온통 코로나19와 관련된 소식에 집중됐다. 2020년을 ‘코로나19와의 전쟁 시기’으로 명명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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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훈 학술문화부장
2020.12.0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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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여론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에 언론은 사실 그대로를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신문사에 처음 들어오고 가장 놀란 것은 엄격한 규율이었다. 기자는 보도기사에 자신의 사견을 넣으면 안 된다. 주장하는 내용은 무조건 인터뷰이의 입을 통해야 한다. 한쪽 입장을 넣었다면 반대쪽 입장도 들어가야 한다. 비판하는 기사에서는 크로스 체크가 필수이며 기자는 이 과정에서 갈등을 겪기도 한다. 또한 기사가 세상 밖으로 나왔을 때 각 집단에 끼칠 모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어떻게 보면 당연히 행해져야 할 것 같은 이 규율들은 지
베리타스
이은정 기자
2020.11.24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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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형제’, 처음 이 단어를 기사에서 봤을 땐 무슨 말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라면과 어떤 연관이 있길래 형제 앞에 라면이라는 단어가 붙었을까. 궁금한 마음에 빠르게 기사를 찾아보니 가스레인지와 싱크대가 불로 인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그을린 사진이 가장 눈에 띄었다. 놀란 마음에 글을 읽자마자 절로 탄식이 나왔다. 8살, 10살의 어린 아이들이 라면을 끓이다가 화재사고를 당한 것이었다. 10살이면 140cm도 채 안되는 어린 아이다. 가스레인지 앞에 그정도 눈높이로 서보니 간신히 조리를 할 수 있을 정도다. 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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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 사회부장
2020.11.1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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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굉장히 다양한 사상이 공존하고 그것을 말할 수 있는 사회를 살고 있다. 국가 체제나 이념이 정해져 있을지언정 여러 사상과 의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낼 표현의 자유가 법으로 보장된다. 여러 관점과 생각을 갖고 토론하거나 주장하는 일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만약 정권이 다양한 생각을 표현할 자유를 억압한다면 민주사회 시민들은 곧바로 규탄에 나선다.그런데 최근 문화계에서 불거진 논란들을 보면 우리 사회가 표현의 자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진다. 지난 9월 중순에는 네이버 웹툰의 과
베리타스
이길훈 기자
2020.10.13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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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살의 짧다면 짧은 인생을 살며 절대 맡을 일 없을 것 같았지만 의외로 한 집단의 ‘장’직을 맡아봤다. 고등학생 때 동아리 부기장으로 시작해서 전공 설계 수업 반장, 지금의 보도부장직까지 말이다. 지금까지 나는 그 ‘장’직을 비판하는 쪽의 성향이 강했다. 쓸데없는 것들을 집어 반박하는 것이 어찌 보면 짜증 나는 팀원이 아닐 수 없었다.소심하고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 성격 때문에 모두 자원해서 맡은 것이 아닌 ‘어쩌다 맡아버린 것’이었다. 그렇기에 오는 스트레스가 적지 않았다. 남에게 귀찮은 일을 미루는 좋지 않은 성격이다.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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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보도부장
2020.09.2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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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노천명 시인의 「사슴」 중 한 구절이다. 사슴이 슬픈지는 알 수 없다. 근데 왜 시인은 사슴이 슬프다고 생각했을까.조동일 선생에 따르면 문학 장르는 네 가지로 갈라진다. 서정, 서사, 극, 교술. 그 중 서정은 ‘세계의 자아화’다. 세계는 사슴이다. 사슴은 대상이라 할 수 있고 그 대상은 나를 만나 재구성된다. 재구성되는 과정이 바로 자아화다. 대상은 객관으로 존재하는가? 그렇다고 생각한다. 우선 대상은 대상이다. 우리에게 포착되기 이전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포착되는
베리타스
김우진 사회부장
2020.09.1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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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구사회에서 인종차별에 대항하는 시위나 행동이 크게 번지고 있다. 지난 5월 25일 미국에서 발생한 이른바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서 비롯된 흐름이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은 백인 경찰들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과잉 제압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다. 이 일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물결이 또 한 번 거세게 일어났다. SNS에서는 ‘#BlackLivesMatter’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했고 미국 전역에서 시위가 발생했다. 물결은 미국을 넘어 유럽에까지 퍼졌다. 영국에서 에드워드 콜스턴 동상이 끌어내려진 것이 대표적 사례다. 그는
베리타스
이길훈 기자
2020.07.14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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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본분보다 기자의 본분을 다하며 숨 가쁘게 달려온 2학년 1학기도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1학기 종강호 베리타스 주제를 고민하다가 달력을 보았는데 어느새 6월이었다. 다시 6월을 맞아 문득 ‘그들’이 떠올랐다.1986년 당시 민중들은 전두환 정권의 엄혹한 민주화 세력 탄압으로 혹한 속에서 떨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듬해 초 당시 운동권 선배 박종운의 행방을 캐묻기 위해 박종철을 연행한 경찰들이 그에게 물고문을 가한 끝에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물고문 사실을 은폐할 목적으로 갖은 공작을 펼쳤다.비극적이게도 유사한 사건은 다시 발
베리타스
허인영 기자
2020.06.0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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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은 광주에 계엄군을 투입해 시민들을 학살했다. 민주화를 외치는 학생들을 쐈고 학생들을 지지하는 시민들을 쐈으며 광주라는 큰 도시 하나를 봉쇄했다. 그리고 보안사령부를 동원해 언론을 통제하고 검열했다. 해외 방송국이 광주에서 벌어진 참사를 보도할 때 우리 방송국은 광주 시민들을 폭도로 규정하며 정부의 입맛에 맞는 보도를 해야 했다. 양심 있는 언론인들은 저항하다 해고당했으며 신문 지면이 통째로 날아가기도 했다.“우리는 보았다. 사람이 개끌리듯 끌려가 죽어가는 것을 두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그러나 신문
베리타스
이길훈 학술문화부장
2020.05.2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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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정부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2주 간의 집중적인 노력을 펼쳤지만 아직 상황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며 연장의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런 지침이 무색하게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사람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각지 관광지에
베리타스
이길훈 학술문화부장
2020.04.14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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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19(이하 코로나19)의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이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상향됐다. 상향 한 달 전부터 이미 국민들은 공포 속에서의 나날을 보내며 자체적인 자가 격리를 감행하곤 했다. 이들은 외출을 자제했고, 마스크나 손세정제 등의 위생용품 대란을 일으키기도 했다.약 두 달 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정국’
베리타스
허인영 보도부장
2020.03.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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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신문 기자로 활동하며 작성한 기사 약 48개 중 약 26개가 사회기사다. ‘사회부’. 사회 2면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과 가장 능숙하게 쓸 수 있다는 ‘편안함’, 그 어딘가의 애증관계였다.사회면 기사의 아이템은 사회 문제에서 가져온다. 그러나 그 아이템을 정하는 것에서부터 문제가 생긴다. 사회문제를 대학신문 기자가 심층적으로 다루기에는 한계가
베리타스
박은혜 기자
2019.12.1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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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자치가 위기다’ 이 말이 몇 년 전부터 대두돼 오고 있다. 학생자치가 위기라고 주장하는 말들의 주요 골자는 학생들의 관심이 학생자치로부터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이 학생자치를 떠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대학 사회는 공동체적인 사회에서 점점 자유롭고 개인 중심의 사회로 진보하고 있다. 강제적으로 엠티에 참여
베리타스
최강록 기자
2019.11.26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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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는 ‘완전기억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TV에서 본 적이 있다. TV에 나온 그 사람은 ‘20년 전 오늘 자신과 대화했던 사람의 이름을 떠올릴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과는 거리가 멀다. 대부분의 사람은 기억 일부만을 가지고 살아간다.고등학교 시절 영어 단어를 암기하지
베리타스
이정혁 기자
2019.11.12 1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