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의 관심이 우리대학 졸업식에 쏠렸다. 반값등록금 정책의 시작과 함께 입학한 12학번 학생들의 졸업식이었기 때문이다. 많은 내빈들이 참석해 졸업생들에게 축사를 전했다. 그날 졸업 축하만큼이나 많이 등장했던 말은 ‘반값등록금 덕분’이었다.

반값등록금 정책은 우리대학의 정체성이 됐다. 문제는 반값등록금 뒤에 붙는 수식어다. 지난해 반값등록금 정책은 ‘덕분’과 ‘때문’ 사이에서 길을 잃고 방황했다. 누군가는 반값등록금 덕분에 학비 부담이 줄었고, 학업에 매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반값등록금 때문에 우리대학의 재정건전성이 악화됐고, 교육의 질이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언론에서 반값등록금에 대해 억측을 쏟아낼 동안 서울시는 명쾌한 대답 대신 항상 하던 말을 반복했다. 시민은 물론이고 학내 구성원들조차 두 단어 사이에서 갈피를 잃은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완벽한 정책이란 없고, 모든 정책에는 양면성이 있다. 정책은 이점과 한계를 저울에 달아볼 수 있어야 한다. 반값등록금 담론은 그 맥락이 제거된 채 일방적인 칭찬과 비난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랬기에 우리는 반값등록금 ‘덕분’과 ‘때문’ 사이에서 일희일비하지 않았나.

박원순 이사장은 졸업식 축사에서 “서울시립대학이 세계 10대 대학 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서울시가 기꺼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 첫 단추는 우리대학의 정체성을 다시금 공고히 하는 것이지 않을까. 이제는 시민, 학내구성원 모두가 올바른 정보를 통해 반값등록금 정책의 내일을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 반값등록금 정책을 공정한 저울 위에 올려야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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