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형 청년보장’ 들여다보기]

‘뉴딜일자리 박람회’가 지난달 19일부터 2일 동안 서울시청에서 열렸다. 취업에 대한 부담감으로 어깨가 짓눌린 청년들이 박람회를 배회하고 있었다. 박람회에서 만난 이소향(21) 씨는 취업준비생이냐는 질문에 “네”라는 작은 대답소리와 함께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곧 “자격만 된다면 신청해보고 싶은 뉴딜일자리가 있다”며 취업에 한 발짝 가까워진 기대감을 내비쳤다.

뉴딜일자리는 ‘2020 서울형 청년보장’의 ‘일자리’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사업이다. 뉴딜일자리는 서울 시민들의 편의를 돕는 일자리를 청년들에게 제공하고, 청년들이 이를 경력으로 삼아 민간에서의 취업으로 이어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국가,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직접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하는 정책들과는 사뭇 다르다. 서울형 청년보장의 특성에 맞게 취업과 더불어 청년 삶의 질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키고자 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뉴딜일자리 담당자 박기태 씨는 “청년들은 중장년층보다 사회경험이 없는 경우가 많아 경력을 쌓게 되면 취업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더불어 적성 탐색이 가능해 취업을 목표로 하지 않아도 삶에 있어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뉴딜일자리가 실제 취업으로 연계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대다수 뉴딜일자리가 민간 일자리에서 선호하는 경력으로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뉴딜일자리 중 ‘생활불편민원해결사’는 홍대, 명동 등 소음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직접 점검을 다닌다. 하지만 실상 취업 시장에서는 이와 연계될 수 있는 분야를 찾기 힘들다. 우리대학 취업경력개발센터 송봉화 씨는 “경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희망하는 직무와 연관성이 높을수록 좋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직무와 관련이 있는 뉴딜일자리가 많이 개설되는 것이 청년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뉴딜일자리가 가지는 한계에 대해 박 씨는 “뉴딜일자리는 공공기관 소속이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일자리여야 한다. 만약 뉴딜일자리가 민간에서 수요가 많은 일자리로 이뤄질 경우 민간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뉴딜일자리가 실질적인 취업으로 연계되려면 이를 경력으로 인정해줄 수 있는 기관과의 네트워크가 필요해 보인다. ‘실내공간정보 구축’, ‘서울에너지설계사’는 뉴딜일자리 중에서도 민간 일자리로의 연계가 높았다. 이 일자리들은 관련 민간 일자리와 활발한 교류를 이뤘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이 뉴딜일자리에서 일한 사람들은 기업에 가서 직접 실습을 받거나 단기파견, 인사담당자와의 상담 등도 받을 수 있었다.

한편 뉴딜일자리 정책에 청년들의 참여가 많을지는 미지수다. 취업경력개발센터에 따르면 취업 관련 상담을 했던 우리대학 학생들 중 실제로 뉴딜일자리에 관심을 보인 학생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대학 총무과 인사팀 윤민식 주무관은 “뉴딜일자리의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청년들이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질지는 의문이다. 많은 청년들은 계약직 단기 근로보다는 정규직을 우선적으로 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보가 부족한 것도 청년들의 참여가 부족한 원인으로 꼽힌다. 박람회에서 설명을 듣던 있던 김영무(28) 씨는 “취업에 대해 관심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뉴딜일자리에 대해 알고 있는 주변 친구들이 거의 없었다. 뉴딜일자리 박람회에도 많은 청년들이 온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류송희 기자 dtp02143@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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