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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 바둑 프로그램
전종준(통계학과 조교수)  |  press@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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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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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구글 딥마인드사에서 개발한 알파고와 우리나라 바둑기사인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국이 큰 화제가 되었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결로 그려진 이번 대국이 열리기 전, 많은 바둑기사들 뿐만 아니라 바둑을 잘 모르는 일반인도 이세돌 9단의 압도적인 승리를 예상했었다. 그러나 대국 결과는 이러한 예상과 다르게 알파고의 4대 1 승리로 끝났다. 이 결과는 바둑이라는 하나의 게임을 직업으로 삼는 바둑기사에게는 충격이었겠지만, 사실 인공지능의 존재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던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실제로 우리는 인공지능의 비약적인 발전에 두려움을 느끼거나 기술적 성취에 자부심을 느끼기기도 하지만, 정작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다. 마치 사람처럼 감정을 느끼고 생각하며 자아를 가진 존재로서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는 SF영화에서 나올 법한 그런 인공지능을 생각할 수도 있다. 사실 인공지능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컴퓨터 게임을 할 때, 플레이어가 조정하지 않은 수많은 게임내의 캐릭터(NPC), 디지털 카메라에 내장된 얼굴 인식 프로그램 역시 인공지능의 일종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냉장고의 온도 조절장치도 의사결정이 매우 단순한 논리로 이루어질 뿐, 현재 데이터를 분석하여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의미에서 인공지능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인공지능 기술이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 만큼 보편화 되었음에도 우리가 그것들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현재 우리가 가진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수준이 높지 않고, 우리 스스로가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위해 많은 노력을 들이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알파고가 보여준 인공지능 기술의 진보는 단기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쳐 투입된 노력의 산물이다. 데이터를 통한 의사결정 모형개발 및 개선, 대용량 자료 처리를 위한 시스템 기술 개발, 그를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의 구축, 그리고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인재 풀의 확보와 같은 노력들이 현재의 알파고를 만들었다. 중요한 것은 알파고가 인간을 상대로 바둑을 이겼다는 사실이 아니다. 바둑이라는 게임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복잡한 계산과 그 의사결정모형의 구축 기술을 이미 누군가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충격적인 것이다.

따라서 알파고를 만든다는 것은 단순히 바둑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바둑과 같이 복잡한 의사결정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공지능의 기반기술과 인력을 확보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알파고의 승리를 인공지능이 인간에 대한 위협 혹은 인간의 기술적 성취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재 우리가 가진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시스템에 대한 몰이해를 반성하는 계기로 받아들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미래 핵심과학 기술로서  한국어에 대한 자연어 처리기술, 이미지, 동영상과 같은 고차원 대용량 데이터 처리기술, 복잡계 의사결정 모형 개발에 대한 기반 기술 개발 및 인력 확보에 대한 노력이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전종준(통계학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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