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는 많은 시민단체들이 있다. 환경, 주거, 교통 등 사회문제가 다양한 만큼 단체들도 다양하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사회문제에 대한 해법들을 보다 빠르게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이 생각이 실현된 곳이 있다. 바로 은평구 불광동에 위치한 서울혁신파크다. 이곳에는 청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약 60개의 청년단체들과,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약 90개 단체 등이 모여있다.

 
혁신을 일으키기 위해 모인 혁신가들

서울혁신파크에는 ‘혁신가’라고 불리며, 사회에 혁신을 일으키고 싶다는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다. 서울혁신파크는 서울시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을 찾는 데 이바지하고자 조성됐다. 이곳에 들어서면 서울혁신파크 내 가장 큰 건물인 미래청을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된다. 미래청에는 지난해 부터 사회적 기여를 하는 기업, 비영리 단체 등이 입주해 있다. 이들은 서울혁신파크에서 사무실과 더불어 넓은 회의실 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받고 있다. 미래청 옆에 위치한 청년청으로 향하면 입구에서부터 신나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색색의 조명이 반짝이고 있다. 젊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곳에는 청년단체들이 입주해 있고 각자의 사무실에서는 청년들이 열띤 논의를 벌이고 있다.  

서울혁신파크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단체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서로 자연스럽게 협업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이를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들도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작당시작’이 있다. 작당시작은 서울혁신파크 내 입주한 혁신가들이 협업한 경우 활동비를 제공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윤리적인 소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커피’, ‘공기핸디크래프트’, ‘이풀약초협동조합’의 3개 단체는 작당시장에 참여해 ‘FAIR GIFT, 공정선물 만들기’를 기획했고, 실제로 이 선물세트가 시중에 판매되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국내외 생산자들이 직접 재배한 재료로 공정무역 제품을 제작하고, 이를 통해 시장에서 윤리적 소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아름다운커피에서 활동하고 있는 방연주 씨는 “각 단체들이 갖고 있는 강점과 아이디어를 모아 공동의 컨셉을 가진 선물세트를 기획했다. 이 과정에서 시너지가 나기도 했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많이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일정 기간 서울혁신파크 내 단체들의 사무실을 개방하는 ‘파크 오픈 스페이스’, 매달 모여 일상과 활동들을 공유하는 ‘만일’ 등이 있다. 이에 대해 서울혁신센터 커뮤니케이션팀 백난희 매니저는 “서로의 활동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다 보니, 혁신가들이 최근에는 필요한 경우 자연스럽게 협업하며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목공작업을 할 수 있는 건물 4동 내부
시민들도 함께 만들어가는 혁신

혁신가들이 모여있는 만큼 서울혁신파크도 혁신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서울혁신파크는 혁신가뿐 아니라 시민들도 이곳에서 혁신을 일으킬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백난희 매니저는 “서울혁신파크의 최종적인 목표는 일반 시민들도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일조하고, 이 과정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때문에 혁신가뿐 아니라 시민들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혁신파크에서 시민들은 나무를 이용해 가구를 만들어 볼 수 있는 목공작업을 해볼 수 있고, 자신이 상상해봤던 제품을 3D프린터로 직접 제작해보는 것도 가능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혁신파크에 들어서면 우주선, 공중전화부스 등 다양한 형태의 시설물들이 눈에 띤다. 가까이 가보니 시설물들은 각각 서로 다른 의미를 담고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는 ‘혁신활동공간’으로 몸, 삶과 같은 테마별로 구성된 ‘이동식 도서관’, 필요한 만큼 공간을 만들어 쓸 수 있는 ‘밀어쓰는 컨테이너’ 등 25개가 야외에 설치돼 있었다. 이는 지난 17일부터 시범운영되어 3개월 동안 누구나 무료로 이용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이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은평구에 거주하고 있다는 임정애(60) 씨는 오늘 처음으로 서울혁신파크에 들어와 봤다며 “표지판이나 안내 책자가 없어 이 시설물들이나 서울혁신파크가 무슨 공간인지 잘 모르겠고 선뜻 들어가기가 망설여졌다”고 말했다. 출입이 불가능한 혁신활동 공간들도 있었다. 매니저는 “급하게 조성하다보니 보수가 필요해 사용이 여러운 것들도 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아직까지 우리에게 혁신이라는 단어가 익숙지 않고, 혁신을 일으키기에 서울혁신파크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우리사회에서 변화를 일으킬 혁신이 일어나길 바라며 그 중심에 서울혁신파크가 있길 기대해본다.


글·사진_ 류송희 기자 dtp02143@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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