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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잡는 미생물, 적용까지는 미생
박소은 기자  |  thdms0108@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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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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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원전 24기 중 10기가 2020년 안에 수명을 다할 것이라고 합니다. 부산의 고리원전을 비롯해 앞으로 수명을 다할 원전들을 계속 가동할 것인지 폐쇄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원전을 폐쇄한다고 해도 핵폐기물을 처리할 뚜렷한 기술이 없어 원전으로 인한 안전 문제는 여전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미생물이 활용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방사선 견디는 박테리아 발견

생물이 살 수 없을 것이라 여겨지던 체르노빌 원전 사고지역에서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라는 이름을 가진 박테리아가 발견됐습니다. 이 박테리아는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방사선 양의 500배에 노출돼도 살아있을 만큼 높은 방사선 저항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는 어떻게 높은 방사선 저항성을 가질 수 있는 걸까요.

일반적으로 방사선은 생명체의 DNA를 끊거나 유해한 활성산소를 증가시키는 등 생명체에 치명적입니다.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의 DNA도 방사선에 노출되자 모두 끊어졌다고 합니다. 놀라운 것은 하루가 지나자 DNA가 완벽하게 복원됐다는 점인데요. 이는 박테리아 세포 내의 TCS란 효소 덕입니다. TCS는 방사선에 의해 쪼개진 DNA 조각을 모아 복제하며 DNA를 수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뿐 아니라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는 방사선에 의해 발생한 활성산소가 단백질이나 DNA를 공격하기 전에 활성산소를 안정화시키는 망간 또한 다량 함유하고 있습니다. TCS와 망간으로 무장한 덕분에 이 놀라운 박테리아는 방사선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하네요.

   
▲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지역의 핵폐기물
방사선을 바꾸는 곰팡이와 박테리아

2007년 로봇으로 체르노빌 원전 안을 관찰했을 때, 황폐한 도시 속에서 검은 곰팡이가 발견됐습니다. ‘크립토코쿠스 클라도스포리오이데스’라 불리는 이 곰팡이는 방사선을 흡수하고 성장해 학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식물 속 엽록소가 빛 에너지를 흡수해 여러 가지 화학 물질을 합성하는 것처럼, 곰팡이 속 멜라닌은 방사선을 흡수해 이를 에너지로 활용합니다. 방사선에 강하게 노출될수록 곰팡이의 성장이 더욱 가속화됩니다. 위험물질로 여겨지던 방사능이 곰팡이의 성장에 활용된다고 하니 놀라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박테리아가 발견됐습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연구진들은 산소가 희박한 땅 속에서 ‘스와넬라’라는 박테리아를 찾아냈습니다. 방사능 물질 중 가장 유해한 것으로 알려진 우라늄은 불안정한 특성 때문에 물에 잘 반응합니다. 이로 인해 원전에서 사용되는 냉각수에 녹아들어 지하수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와넬라는 우라늄을 안정된 상태로 만듭니다. 원전과 지하수 사이에 스와넬라를 포진시켜 거름망을 거르듯 방사성 물질을 안정화시킬 수도 있다고 합니다.

미생물 덕에 도래할 방사능 없는 세상

방사선에 큰 저항성을 가지거나 방사선을 덜 유해한 상태로 변환시키는 미생물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미생물을 이용하기 위해 많은 연구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미생물들이 방사성 물질을 견디거나 변환할 수 있는 원리는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연구 진행에 있어서 현실적 어려움도 있습니다. 연구에 필요한 원료인 핵폐기물 자체가 굉장히 위험하기 때문에 실험을 위한 특수한 장비와 장소가 구비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대학 환경공학부 최용준 교수는 “미생물을 이용하는 방법은 물리화학적 방법에 비해 효율성이 높다. 하지만 생물체를 이용해 실험을 진행하기 때문에 비교적 소요되는 시간이 길다”고 전합니다.

미생물을 이용한 방사성 물질 분해 기술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더 많지만, 그 효과를 생각한다면 미래 가치가 충분히 예견되는 기술입니다. 방사능 피폭의 공포에서 벗어날 미래, 곧 다가올 것만 같습니다.


박소은 기자 thdms0108@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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