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101’이 지난 4월 1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케이블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이슈를 생산했다는 점에서 2016년 상반기 뜨거운 감자였다. 프로듀스101의 결말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막을 내렸다. 리얼리티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성 상 특별한 반전은 기대할 수 없었다. 논란에 중심에 있던 연습생은 예상대로 높은 득표수를 얻어 데뷔를 확정지었다.

논란의 연습생은 애초에 배우 지망생이었다. 그녀의 실력은 당연히 아이돌을 준비해온 연습생들보다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높은 인기를 얻어 데뷔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녀의 인기 요인에는 논란이 됐던 편파 편집도 한 몫 했을 것이다. 그 연습생은 101명의 연습생 중에서도 독보적인 분량을 차지했다. 제작진은 그녀에게 ‘성장형 서사’를 부여했고 의도적으로 편집된 그녀의 투혼과 눈물은 시청자들에게 각인됐다. 길게는 6년, 최소 1년 이상을 아이돌이 되기 위해 경쟁했던 연습생들 사이에서 연기자 지망생이었던 그녀는 편파 편집에 힘입어 여타 연습생들의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인기를 얻었다. 아이돌이 되기 위해 몇 년간 착실히 노력해온 연습생들이 제작진의 개입에 의해 갑자기 아이돌이 하고 싶어졌다는 배우지망생에게 자리를 빼앗긴 상황. 이것이 프로듀스101의 감춰진 이면이리라.

선거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번 선거는 공천 과정에서부터 자격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정당은 당의 이념과 크게 관련 없음에도 불구하고 화제의 인물을 영입하고 그들을 공천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연예인들의 지역구 출마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슈를 등에 업고 공천된 사람들이 있다면 반대편에는 그들에게 밀려난 공천과 선거를 위해 열심히 노력해온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수많은 시간을 현장에 할애하고 정책 연구에 투자했던 정치인들보다 이슈를 등에 업고, ‘국회의원이 돼볼까’하는 사람들이 표를 얻는 경우도 많았다. 또한 공약을 살피기보다는 당색, 지역, 후보자의 가족 관계에 따라 표를 행사했던 경험도 있을 것이다. 아이돌에게 있어 노력의 결과가 춤 실력, 노래 실력이라면 정치인에게 있어 노력의 결과는 실현된 공약과 진정성일 것이다. 이슈 등의 외적인 요인에 관심을 가져주기보다는 후보자들의 공약을 한 번 더 읽어보는 것이 어떨까. 우리들의 이익을 대변해주는 것은 이슈와 이미지가 아닌 진정성 있는 공약이다. 선거일이 2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많은 노력을 통해 갈고닦은 실력 있는 가수들의 공연에 감동을 느끼는 것처럼 준비된 정치인들로부터 감동을 기대해 볼 수는 없을까.        


국승인 문화부장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