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손으로 만든 언론, 416TV
세월호가 ‘참사’가 아닌 ‘사고’로 불리던 지난 2014년 4월 16일. 언론들은 앞다퉈 탑승객들이 모두 구조됐다는 속보를 내보냈다. 이 속보가 오보로 밝혀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세월호 안에 아직 사람이 있다는 것이 확실해지고 언론들은 또다시 앞다퉈 오열하는 유가족들의 모습을 내보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가 2년이 지난 시점에서 특조위 1차·2차 청문회를 생중계한 방송사는 없었다. 몇몇 인터넷 대안언론만이 청문회 현장을 생중계로 전했다. 지난 6일에서 열린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에서 故이재욱 군의 어머니 홍영미 씨의 “특조위 청문회를 봤느냐”는 질문에 학생들은 “보고 싶었지만 어디서 볼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런 상황 속 유가족들은 416TV를 만들어 스스로 세월호 관련 현장을 기록하고 생중계하기 시작했다. 생중계는 주로 유투브 등 온라인을 통해 이뤄진다. 故문지성 양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비롯한 몇몇 유가족들이 촬영, 편집, 송출 등 방송을 위한 모든 것을 담당한다.
지난달 29일 열린 특조위 제2차 청문회장에서도 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가방끈에 청테이프가 감긴 낡은 가방에서 작은 카메라를 꺼내 거대한 방송사 카메라들 사이에 세웠다. 카메라를 조작하고 생방송 화면을 송출하는 모습이 능숙해보였다.
거대한 카메라로 찍힌 영상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지만, 작은 카메라로 찍힌 영상은 실시간으로 청문회장의 모습을 전했다. 416TV는 지금도 세월호 관련 현장을 기록하고 있다. www.416tv.net로 접속하면 그동안의 영상과 생중계를 볼 수 있다.
언론의 밖, 답을 찾아가는 대학생
인권네트워크 ‘사람들’ 김영길 집행국장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언론에서 세월호와 관련된 사안을 많이 다루지 않아 정보가 제한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집행국장은 “주요 언론에서는 세월호를 중요하게 다루지 않거나 왜곡된 정보를 제공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학우들에게 알리는 것에 중심을 맞춰서 간담회를 준비해나갔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고려대학교 소극장에서도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가 진행됐다. 4·16 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이 연사로 참여한 당일 간담회에는 100여명의 학생들이 자리했다. 유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현장을 “5일째까지도 팽목항에 아무런 체계가 잡혀있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아비규환 속 시신이 인양될 때마다 모든 학부모들이 학생들의 시신을 일일이 확인하며 겪어야 했던 고통이 유 위원장의 입을 통해 전달됐다. 제대로 된 수색을 하지도 않으면서 사고 해역에서 연일 조명탄을 쏘아올리고 있는 해경의 녹화 영상을 생중계인양 보도했던 언론의 모습도 전해졌다.
대학생들의 움직임도 심심찮게 포착된다. ‘4.16 세월호 참사 2주기 대학생 준비위원회(이하 2주기 준비위원회)’는 서로 다른 대학의 학생들이 모여 형성된 네트워크다. 2주기 준비위원회 장은하 사무국장은 “각 대학마다 세월호 관련 활동을 수행하면서 필요한 것, 어려운 점, 해결책을 공유해 단체들의 자체적 역량을 강화하고자 2주기 준비위원회를 조직하게 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27일 2주기 준비위원회는 ‘4.16 대학생 새로배움터’를 주관했다. 1박 2일간 진행된 본 행사를 통해 30개 대학에서 온 100여명의 대학생들과 유가족들이 함께 안산의 합동 분향소와 단원고를 방문했다. 대학생과 유가족들이 직접 만나 아픈 기억들 그리고 현재의 상황에 대해 보다 친밀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장 씨는 “본 행사에는 올해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들이 많이 참여했다. 많은 신입생들이 행사를 통해 더 이상 참사가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느낀 듯 하다”고 전했다.
글_ 박소정 기자 cheer5710@uos.ac.kr
글·사진_ 윤진호 기자 jhyoon2007@uo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