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왼쪽부터 안민영(전전컴 02) 대표, 권민철(행정 08) 대표, 윤혁진(경제 06) 대표
어린 시절 저마다 다른 꿈을 그렸던 우리. 그랬던 우리가 이제는 대기업, 공기업, 공무원 등 몇 안 되는 선택지 중에서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 너도 가고 나도 가는 그 길 말고 다른 길은 없을까? 우리와 같은 고민을 시작해 다른 길을 걸어간 우리대학 동문들을 만나봤다. 그들이 택한 길은 청년 창업이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시작하기 위해 회사 생활을 정리한 후 창업한 안민영(전전컴 02) 씨, 대학생 때 여러 분야에서 창업에 도전한 권민철(행정 08) 씨, 보람찬 삶을 살고 싶어 적정 기술을 개발해 저개발 국가로 진출을 앞두고 있는 윤혁진(경제 06) 씨를 만났다.

창업에 도전한 이유는
㈜아이디브 안민영 대표(이하 안 대표): 행복하게 살고 싶어 창업을 결심했다. 약 8년간 회사 생활을 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을 많이 경험했다. 또한 내가 일한 만큼의 보상이 돌아오지 않아 보람을 느끼기도 힘들었다. 퇴사 후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해외 직접 구매 사업에 도전했다. 9년간 해외 직접 구매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직접 구매를 할 때의 불편한 점을 해결해주는 웹 서비스를 개발했다.
㈜플린트랩 윤혁진 대표(이하 윤 대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하며 보람을 느끼고 싶어 창업에 도전했다. 그래서 확보한 기술이 폐식용유를 연료로 활용할 수 있는 연소장치다. 폐식용유를 이용하기 때문에 저개발 국가의 빈곤층도 연료비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이들이 주로 나무를 연료로 사용하는 탓에 발생하는 산림 훼손 및 매연 문제 또한 해결할 수 있다.
㈜유피트코리아 권민철 대표(이하 권 대표): 창업을 경험하고 싶어 기술이나 자본 없이 시도할 만한 것들은 다 해봤다. 해외 판매도 해봤는데 제품, 공급 가격 등 해외의 유통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 없더라. 시스템이 있다면 업무의 효율성이 늘어나 인력도 덜 필요하고 수익도 극대화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시스템을 만들어 소프트웨어로 출시하자 시장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 유통 및 무역 회사들이 우리 회사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국내외에 새로운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다.

청년 창업의 현실은 어땠나
안 대표: 우리 사회에는 창업에 실패한 사람들을 구제하는 안전망이 갖춰져 있지 않다. 우리 사회에서 창업에 쉽사리 도전할 수 없는 이유다. 청년 창업 역시 이러한 위험에서 벗어날 수는 없지만 젊은 나이 덕에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 수 있는 것 같다.
윤 대표: 제조업 기반의 기술을 다루다보니 업계 사람들이 대부분 연세가 있는 편이다. 그들은 나를 업계 사람으로 대등하게 대해주기보다 나의 어린 나이를 불신해 한 수 아래로 여겼다. 이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었다.

우리대학엔 창업보육센터가 있으며 지난해엔 창업 휴학 제도가 도입됐다. 창업하려는 학생들을 위해 앞으로 학교에서 어떤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보나
권 대표: 실제로 우리대학 창업보육센터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사무실이 없었는데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덕에 직원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창업 휴학 제도는 굉장히 좋은 제도니 활용하길 바란다. 사업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시간적 여유를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윤 대표: 마침 내가 창업 휴학 첫 수혜자다. 그러나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여전히 부족하다. 기존 교내 창업 프로그램은 교육 후에 자금이 지원되진 않아서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갖고 있어도 창업을 시도할 엄두를 못 낸다. 타 학교의 경우 아이디어를 가진 학생들에게 시제품 제작을 지원한다.
안 대표: 우리대학에는 창업에 도전하고 싶을 때 학내에서 조언을 얻을 만한 길이 거의 없다. 어떤 선배들이 창업을 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선후배 간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창업자 모임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예비 창업자에게 조언해준다면
안 대표: 창업 초기에 내 아이디어를 혁신적이라고 자평하며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 탓에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결점으로 인해 실패했다. 이후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하니 결과가 더 좋아졌다. 전문가가 주는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글·사진_ 박소민 수습기자
livelively12@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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