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정원 거닐기에서 신영재(조경 12)씨가 수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전농관 옆 느티나무에는 우리대학 수목이 가진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들이 모였다. 약 20명으로 대다수가 우리대학 학생들이었고 대학원생들도 있었다. 이들이 한자리에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시대정원 거닐기’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시대정원 거닐기는 조경학과에서 주최한 것으로 조경학과 학생들이 우리대학 수목에 대한 정보와 사연을 들려주는 행사다. 조경학과 소현수 교수의 제안으로 시작된 행사는 조경학과 소모임인 푸른누리를 중심으로 조경학과 교수님들의 자문을 받아 이뤄졌다.

소현수 교수는 “학생들이 배운 전공을 활용할 수 있고, 배운 전문적인 지식을 학생 뿐아니라 시민들과도 나눌 수 있는 좋은 계기”라며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기획에 참여한 신영재(조경 12) 씨는 “우리대학 수목은 도감에 실릴 정도로 형태가 좋고 특이한 것들이 많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시대정원 거닐기는 전농관 옆의 느티나무를 시작으로 중앙로에 이어진 수목들을 신 씨가 설명하며 진행됐다. 눈향나무의 거친 잎을 만져보기도 하고 라일락의 달콤한 향기를 맡는 등 생생한 체험도 할 수 있었다.

신 씨의 설명을 들으며 집중하다보니 어느새 중앙도서관에 이르러 있었다. 그가 가리킨 손 끝에는 푸르른 잎을 자랑하는 커다란 나무가 중앙도서관을 오르는 길에 따라 이어져 있었다. 신 씨는 회화나무라며 “과거에 급제한 사람들한테 왕이 내린 나무로 학자수라 불리는 귀중한 나무다. 중앙도서관 가는 길에 위치한 회화나무에는 학생들이 학업 면에서 좋은 성취를 이루길 하는 바람이 깃들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앙도서관을 지나 하늘못, 학관을 거쳐 자주터 옆 길에 도착했다. 계수나무로 이어진 길은 학생들 사이에서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하다. 신 씨가 들려준 계수나무의 이야기는 길에서 느껴지는 달달한 분위기를 한껏 돋았다. 바닥에 떨어져 있던 계수나무의 푸른 잎을 집어들며 그는 “잎의 모양이 하트와 같다. 또한 계수나무는 가을에 카라멜 같은 달콤한 향기를 풍긴다”며 “사랑을 꽃피우는 이 길에 잘 어울리는 나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다양한 수목이 있고 조화로운 경관으로 유명한 우리대학에 대해 소현수 교수는 “우리대학은 농업대학으로 시작됐기 때문에 수목 관련 실험이나 실습이 계속 진행됐을 것이다. 이 때문에 다양한 수종의 수목이 조성될 수 있었고 새 건물이 들어설 때도 수목들을 훼손하지 않으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시 전농관 앞에 돌아오는 것으로 시대정원 거닐기의 약 2시간에 걸친 긴 산책은 끝이 났다. 하지만 우리대학의 별명으로 일컬어지는 ‘시대정원’은 영원하길 바란다. 소현수 교수는 “우리는 자연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 삭막한 도시에서, 실내에서 반복되는 일상은 우리를 지치고 피곤하게 만든다. 계절을 느끼고 변하는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것은 삶의 중요한 가치다”고 말했다.


글·사진_ 류송희 기자 dtp02143@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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