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층빌딩 사이를 흐르는 청계천의 모습
세계 각국에서는 자연생태형 하천을 도입하는데 주력을 다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독일 및 유럽 대도시의 사례를 참고해 하천복원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서울시내의 하천에서도 하천복원사업이 시작됐다. 특히 ‘친환경적 도시개발’이라는 슬로건 아래 복원된 청계천은 하천복원사업을 통해 서울의 대표적 상징물이자 시민들의 휴식처로 재탄생했다. 청계천이 서울시민들에게 모습을 드러낸지 11년이 지난 지금, 청계천은 새로운 변화를 앞두고 있다.

서울의 명소로 부상 친환경적 복원은 실패

2005년 완료된 청계천 복원사업은 하천을 정비하고 시민을 위한 도심 속 산책로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고 평가된다. 청계광장, 거리 조형물 등과 함께 깨끗한 물이 흐르는 청계천은 수많은 시민들이 휴식과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 찾아오는 명소가 됐다.

청계천 복원은 독일의 경우와 같은 생태적인 복원과는 전혀 다르다. 친환경적 복원이란 말이 무색하게도 청계천은 인공적인 공원으로 조성됐고 때때로 범람이 일기도 했다. 콘크리트 바닥과 직강화된 수로에서는 생물이 살 수 없다. 이에 대해 광주과학기술원 우효섭 교수는 “청계천 복원 사업은 독일의 하천복원 사업과는 다르다. 청계천이 흐르는 서울의 지리적인 특성에 따라 하천생태계의 자연적 재생보다는 공학적 기술을 적용해 인간 중심적으로 강을 변형시킨 형태”라고 설명했다.

“기존 정책 개선하겠다”  재복원 실시되나  

청계천 복원 사업의 성과 이면에는 생태적 가치를 살리지 못했다는 한계도 있다. 지난해 서울시는 이를 개선하고자 청계천 재복원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독일의 하천복원사업처럼 생태환경을 구축해 청계천 본연의 모습을 조성하면서도 역사적인 가치도 함께 살리겠다는 서울시 도시재생 정책 기조에 따른 것이다.

2050년 완공을 목표로 청계천 재복원 설계가 진행되고 있다. 재복원을 통해 기존 복원사업이 가진 한계를 보완하겠다는 서울시의 정책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우효섭 교수는 “강 복원이 생태적인 방면에서 고려돼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청계천의 주변 환경, 강수량, 청계천의 경사나 유속 등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모래 및 자갈들이 유실될 가능성이 높다. 자연형 하천공법을 적용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반면 기존 사업이 남긴 한계점을 개선해야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녹색연합 임성희 연구원은 “기존 청계천 복원 사업은 성과와 실적 쌓기속에서 속행됐고, 그 결과 청계천 사업은 자연형 복원과 아무 관련이 없는 사업이 되었다. 청계천 재복원을 통해 인공적인 물 흐름이 아닌 자연의 모습을 갖춘 도시 하천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길더라도 세심한 검토 및 계획을 통해 추진되어야 할 것”이라 지적했다.

연속적 사업과 감시의 부재 시민 합의와 참여가 핵심

앞으로 하천복원 사업이 장기적이고 연속적인 정책으로 나아가기 위해 엄격한 사업 검토만큼이나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다. 국내 하천복원 사업에서는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다. 하천 복원 사업 과정에서 주민 참여나 의견 제안이 있었던 사례는 매우 드물다. 당사자들의 의견 수렴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사업에 반대하는 주민 및 상인들로 인해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탓이다. 실제로 지난 청계천 복원 사업 당시도 인근 주민들이 사업을 반대했지만 충분한 협의와 동의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우효섭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대규모 하천복원사업 시행 후 사업성과에 대한 평가나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이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 하천정비사업 당시에도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부족해 복원 이전보다 수질이 악화되거나 생물 서식지가 파괴되는 등의 사례가 나타났다. 즉 하천복원 사업을 감시할 수 있는 시민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고 하더라도 하천복원사업이 주민 및 상인들의 협의 속에서 진행되야 하는 이유다.

특히 하천복원 사업과정에서 독일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수십년에 걸쳐 시민단체의 반대를 설득하고 인근 주민들의 합의를 얻은 것이 성공적인 동력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민들의 참여가 복원 사업을 감시 하는 역할을 해 더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우효섭 교수는 “시민들의 하천 복원사업 감시 및 참여는 강 복원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시민들이 복원 사업의 목표에 대해 이해하고 전문가 및 정책 제안자와 함께 주체로서 나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미진 기자 mijin349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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