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청년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단체 ‘최저임금 어벤져스’(이하 어벤져스)의 현장방문이 시작됐다. 서울을 비롯해 전국 각 도시사업장을 찾아 근로자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지난 23일 종각에 모인 어벤져스 A씨는 “나 역시 한 명의 근로자다. 이번 현장방문을 통해 근로자 개개인의 이야기를 모아 최저임금 위원회에 잘 전달하고자 한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이어 거리에 사람들이 붐비는 종각으로 이동했다.

현장방문은 어벤져스가 사업장에 직접 방문해 2017년 최저임금이 새로 결정된다는 것을 근로자들에게 알리며 진행됐다. 동시에 현재 임금이 적절한지, 최저임금으로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는지 물었다. 어벤져스가 주로 방문한 사업장은 프랜차이즈 카페, 패스트푸드점, 화장품 매장이었다. 어벤져스는 아르바이트 근로자뿐 아니라 사업주나 매니저와도 이야기를 나눴다. 현장에서 만난 근로자들은 최저임금에 대해 다양한 입장을 보였다. “1시간 일해서 밥한끼를 먹을 수 있을 만큼 올랐으면 좋겠다”, “충분히 많이 받고 있는 것 같다”, “가게가 어렵지만 조금이라도 임금이 오르길 바란다”는 등 짧은 시간동안 근로자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러나 근로자들이 최저임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을 어려워하는 경우도 있었다. 현재 임금으로 생활이 어렵고 최저임금이 올랐으면 좋겠지만 임금이 오르면 더 많은 일을 시키거나 해고될 것 같다는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청년유니온 노동상담팀장 전진희 씨는 “근로자들이 최저임금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을 많이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으로 노동에 대한 가치를 저평가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최저임금에 대해 토론하고 의견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방문을 통해 근로자들이 수많은 메시지들이 남겼다. 근로자가 남긴 메세지들은 최저임금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인사동에서 음식점 홍보를 하고 있는 A씨는 “시급이 얼마 되지 않아 생계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저임금이 현실에 맞게 올라 누구나 공평하게 일한만큼 보수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근로자 B씨는 “최저임금이 청년들의 삶에 ‘최고’임금이 됐다. 첫 노동을 하는 청년들에게 노동이 소중하고 아름답게 기억됐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근로자들을 직접 만나 의견을 듣는다는 점에서 현장방문이 의미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일부 업종의 노동자만을 만날 수 있다는 점, 쉴새없이 일하는 근로자들의 경우 잠깐의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어렵다는 점 등의 아쉬움을 남겼다.

종각부터 인사동까지 이어진 현장방문의 여정 끝에 어벤져스들은 다시 한 명의 근로자로 돌아갔다.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현장방문은 2017년 최저임금이 결정되는 순간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박미진 기자 mijin349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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