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자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서명지
최저임금. 국가가 근로자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정한 임금의 최저수준을 일컫는다.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할 때 그 어떤 정보보다 중요하게 살펴보는 정보인 최저임금. 최저임금은 누구에 의해 어떤 과정을 거쳐 결정되는 것일까. 그리고 이 과정에서 당사자인 청년들의 목소리는 어느 정도로 수용되고 있을까.

청년, 최저임금에 대해 얼마나 알까

최저임금은 ‘청년임금’이라고도 불린다. 학생으로서 혹은 사회초년생으로서 받게 되는 임금은 대부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지급되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최저임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은 “최저임금이 중요한 것은 알지만 이를 결정하는 곳이 어딘지, 결정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최저임금은 고용노동부 산하의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공익, 노동자, 사용자를 대표하는 공익위원, 노동자위원, 사용자위원이 각각 9명씩 모여 구성된다. 이들은 매년 6월, 약 3주간의 비공개 회의를 통해 다음해의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이번해도 오는 6월 2일부터 2017년도의 최저임금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1987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2015년 처음으로 청년노동자를 대표하는 단체인 청년유니온 위원장을 노동자 위원 중 1명으로 위촉했다. 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은 이번해에도 최저임금 결정과정에서 소외됐던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예정이다. 

1만원 인상, 그리고 난관들

현재 우리의 최저임금은 충분할까. 2016년 최저임금은 6030원이다. 주 40시간을 근무하고 주휴수당을 포함했을 때 월급 기준 126만원을 받을 수 있다. 2015년 최저임금위원회 생계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34세 이하 미혼 단신 노동자의 한 달 생계비는 약 214만원이다. 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은 “최저임금 노동자의 경우 당장 필요한 식비와 주거비, 교통비를 제외한 교육비, 문화비, 의료비, 저축 네 가지 지출 항목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현 수준의 최저임금으로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미래를 대비할 수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적절한 수준의 최저임금인상까지 가는 길은 순탄치 않다. 최저임금위원회 협상이 시작되기도 전에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영세자영업자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게 되며, 일자리 50만개가 사라진다는 등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된 논란이 여러 단체와 언론사 뉴스를 통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여러 대립적 견해와 정보가 쏟아지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방법과 통로를 찾지 못해 헤매는 상황에서 청년들은 어떠한 인식을 갖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야할까. 그는 이에 대해 “중심이 있어야 한다. 사람들의 평균적인 삶이 어떻게 나아져야하는지를 중심에 놓고 현 상황에 대해 차분하게 토론하다보면 입체적인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현장의 목소리 반영할 것”

최저임금 동결 혹은 ‘30원 인상’을 요구하는 사용자 측의 입장에 맞서 그 간 청년들은 어떠한 움직임을 보여 왔으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까. 청년유니온에서는 최저임금위원회 협상 이전에 현장 노동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활동을 시행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퍼져있는 지역지부의 조합원들이 ‘최저임금 어벤져스’로서 전국 매장을 방문하는 ‘현장방문’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아르바이트 현장을 방문해 최저임금에 대한 노동자들의 의견과 요구를 직접적으로 듣는 것이 현장방문의 주 목적이다. 특히 현장방문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논의를 공론화하기 위해 중요하다.

김 위원장은 “미국에서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하자는 논의도 처음에는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현장방문의 방식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점에 가서 점원들의 의견을 듣고 서명용지를 내미는 방식에서 시작해 ‘최저임금 15달러’라는 사안이 현재 미국 대통령 후보들의 입에까지 오르내리게 되었다”며 최저임금 인상에 있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전달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양한 청년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듣기위해 더욱 많은 청년들을 모아 활동의 확장성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김 위원장은 “2010년도 현장방문은 전국에서 10명 남짓한 사람들이, 지난해에는 20~30명 남짓한 사람들이 참여했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100명 가량의 규모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지금 당장은 한정된 공간을 방문하는 것에서 그치지만 사람이 차츰 늘어나 우리가 가지는 힘이 커짐에 따라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현재 이뤄지고 있는 활동도 지난 5~6년의 결과물이다. 2010년부터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한 활동을 해온 입장에서는 지금의 성과가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글_ 박소정 기자 cheers710@uos.ac.kr
사진_ 박미진 기자 mijin349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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