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거주하면서 우리대학을 다니는 A씨는 늦잠을 잤다는 것을 깨닫고 허겁지겁 뛰쳐나갔습니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통학을 한다고? 말도 안 돼’라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하지만 그 말도 안 되는 상황을 현실로 만드는 기술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하이퍼루프’입니다. ‘꿈의 열차’라고 불리는 하이퍼루프는 대체 무엇일까요?

자기부상열차와 진공 튜브의 결합

하이퍼루프(hyperloop)는 초음속을 뜻하는 하이퍼소닉의 하이퍼(hyper)와 순환 고리를 뜻하는 루프(loop)가 합쳐진 신조어입니다. 하이퍼루프는 ‘초음속자기부상열차’라는 뜻 그대로 일반 열차보다 훨씬 빠릅니다. 비행기의 평균 속력은 시속 800km, 가장 빠른 자기부상열차의 속력은 시속 500km인 반면, 하이퍼루프의 속력은 시속 1200km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 속도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16분이면 주파할 수 있다고 하네요.

하이퍼루프를 위한 첫 주행 시험이 지난 1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네바다 사막에서 성공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개발사는 5년 후인 2021년 상용화가 목표라고 하네요.

하이퍼루프의 핵심 기술은 자기부상열차와 진공 튜브입니다. 자기부상열차의 원리는 하이퍼루프를 공중에 띄우고 추진력을 얻기 위해 이용됩니다. 자기부상열차는 자석의 성질인 인력과 척력을 이용해 이동합니다. 우선 하이퍼루프는 열차를 띄우기 위해 척력을 이용합니다. 이를 ‘반발식’ 자기부상열차라고 하는데요. 반발식 자기부상열차의 원리는 열차바닥의 전자석과 레일(코일) 위의 전자석을 서로 다른 극으로 설치해 척력의 힘으로 부상시키는 것입니다.

이렇게 부상한 열차의 바닥에 다시 전류를 보내 극을 바꾸면 다음 구간에 있는 같은 극의 레일 자석과 열차 바닥에 인력이 작용해 서로를 끌어당깁니다. 이로 인해 열차는 앞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러면 또 다시 전류를 보내 극을 바꿔 척력을 발생시키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이처럼 자기부상열차는 인력과 척력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추진력과 가속도를 얻습니다. 또한 공중에 있는 열차와 자석 사이에 마찰이 없기 때문에 속도를 손실 없이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하이퍼루프의 이동원리만큼 이동 통로도 특별합니다. 하이퍼루프는 ‘진공 상태’의 튜브 안에서 이동합니다. 대기 중에서 물체가 이동하면 공기의 저항을 받기 때문에 높은 속도를 내기 어렵지만 진공 상태의 경우는 어떤 저항도 없이 높은 속도로 달릴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진공 튜브 속에서는 가속도가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크고 빠르게 붙습니다. 이에 따라 일반 자기부상열차보다 하이퍼루프가 음속의 속도를 보다 더 쉽게 낼 수 있는 것입니다.

진공 튜브 내부가 완벽한 진공 상태인 것은 아닙니다. 진공 상태로 통로를 유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실제로 튜브 안의 기압은 대기압의 1000분의 1로 유지됩니다. 최대한의 진공 상태로 만드는 것입니다.

▲ 하이퍼루프의 모형도
하이퍼루프에게 남은 과제들

하이퍼루프가 실용화되기까지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진공 튜브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방에서 작용하는 기압 속에서 튜브가 진공상태로 있다는 것은 그만큼 불안정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진공 튜브에는 기후 변화나 자연 재해에 따른 수많은 변수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진공관에 습기가 차거나 태풍과 같은 외부요인에 의해 강한 압력을 받는다면 진공관이 깨지고 그에 따른 인명 피해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튜브에 공기를 빼고 기압을 낮추는 것은 현재 기술로도 구현 가능하지만 진공 상태를 유지하는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커브구간에서 속도를 조절하는 속도제어기술도 요구됩니다. 일반 열차의 경우 커브구간에서는 속도를 낮춰 열차의 부담을 줄입니다. 하이퍼루프의 경우 시속 1200km에 달하는 빠른 속도로 주행하기 때문에 회전구간에 훨씬 더 큰 압력이 작용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큰 압력을 부담할 수 있는 속도제어기술이 아직 없는 실정이기 때문에 안전성 문제가 된 것입니다.

하이퍼루프의 한계가 극복되고 상용화가 된다면 그에 따른 우리의 삶도 크게 바뀔 것입니다. 비행기와 고속전철의 발달로 ‘지구촌’이라는 개념이 생겼듯 하이퍼루프의 개발도 우리의 생활에 큰 변화를 줄 것입니다.  그날을 기대해 봅니다.


국승인 기자 qkznlqjffp4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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