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먹었니?” 부모님과 통화할 때 가장 먼저 듣게 되는 말이다. 언제나 먹었다고 대답하지만 밥값이 부담스럽게 느껴져 그냥 끼니를 거를까 고민하게 된다. 그럴 때 주변에서 밥 한술씩 보태준다면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이런 따뜻한 마음에서 시작한 봉사단체가 있다. 바로 ‘십시일밥’이다. 열 사람이 한 숟가락씩 보태 한 명을 돕는다는 뜻의 ‘십시일반’에 ‘밥’을 더해 만들어진 이름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듣기 위해 십시일밥 서울시립대지부 김준모(경영 15) 이사를 만났다.

십시일밥에 대해 소개해달라
십시일밥은 봉사학생들이 학생식당에서 일하고 받은 임금을 식권으로 바꿔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2014년 한양대에서 처음 시작돼 지금은 전국 18개 대학으로 퍼졌다.
대학에 와서 우리 주변에도 밥값에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침 아는 사람으로부터 한양대 십시일밥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우리대학도 십시일밥에 참여하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다. 운영진과 봉사학생 모집을 마치고 지난 2일 첫 봉사를 시작했다.

식권을 기부하는 방식이 특이하다
봉사학생들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학생회관, 자연과학관, 대학본부의 식당에서 배식이나 식판 세척 등의 일을 한다. 식당에서 일하는 근로학생이 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 시간을 일하면 7500원을 받는데, 이 돈으로 식권 3장을 살 수 있다. 이 식권들을 모아서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아직 시작한지 한 달이 지나지 않아 식권이 전달되지는 않았다. 다음달부터 수혜학생 한 명당 20장 정도의 식권이 전달될 예정이다. 식권이 필요한 학생들은 십시일밥 사무국으로 신청하면 된다. 개인정보는 담당자 이외에 누구도 볼 수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학생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십시일밥 봉사학생
근로학생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건 아닌가
그런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영양사님이 학생회관 식당뿐 아니라 교내 다른 식당에 추가인원이 필요한 곳으로 봉사학생들을 배치해 주셨다. 가장 바쁜 시간대에 십시일밥 봉사학생들이 배치되기 때문에 학생식당의 업무부담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여기저기서 도움을 많이 받았을 것 같다
그렇다. 처음 십시일밥 봉사를 기획할 때 힘들게 봉사에 참여해 준 학생들에게 밥 한끼는 챙겨주고 싶어 학교 측에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지원해주셨다. 정문에 있는 ‘Do cafe’의 사장님도 장소를 제공해 주셔서 십시일밥 운영진의 회의장소로 이용하고 있다. 또 1365 자원봉사포털과 협약을 맺어 봉사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만약 사회봉사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이라면 십시일밥 봉사를 통해 봉사시간도 채울 수 있다.

앞으로 활동계획이 있나
이제 막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일단 이번 학기는 지금 하고 있는 봉사를 이어갈 생각이다. 다음 학기부터는 방학 때 미리 봉사학생을 모집해 한 학기동안 활동할 예정이다. 멀리 가지 않고 학교에서 공강시간을 활용해 봉사할 수 있으니 학생들이 많이 지원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동안 전국의 십시일밥을 통해 모인 식권은 1만장이 넘는다. 인터뷰가 진행된 날에도 아홉 명의 학생들이 봉사를 해 모두 27장의 식권이 모였다. 한 숟갈씩 모아 만든 밥 한 공기가 학생들의 배도, 마음도 든든하게 채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글_ 윤진호 기자 jhyoon2007@uos.ac.kr
사진_ 십시일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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