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가 때 아닌 구설수에 휘말렸습니다. 환경부는 지난달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고등어를 구울 때 상당량의 미세먼지가 발생한다고 경고했습니다. 환경부의 발표 이후 많은 언론들이 ‘환경부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고등어구이를 지목했다’며 환경부를 비판하는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뉴스를 접한 많은 시민들은 늘 먹던 고등어구이가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는 말에 당황스러워 했습니다. 이번 팩트추적에서는 미세먼지를 둘러싼 일련의 논란들을 점검해보고자 합니다.

실제로 고등어를 구우면 미세먼지가 배출됩니다. 비단 고등어뿐만이 아닙니다. 요리를 할 때면 ‘생물성 연소’로 인해 미세먼지가 발생됩니다. 환경부의 발표도 바로 생물성 연소로 인해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양을 측정한 것입니다. 환경부의 발표에 따르면 고등어구이를 할 때 2290㎍(마이크로그램)의 미세먼지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같은 실험에서 삼겹살은 1360㎍, 계란후라이는 1130㎍, 볶음밥은 183㎍의 미세먼지를 배출했습니다. 대기 미세먼지 주의보 기준이 90㎍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입니다. 이에 대해 우리대학 환경공학부 김신도 교수는 “환경부가 제시한 미세먼지 발생량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상당한 양이 나오는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미세먼지가 실내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다량의 미세먼지 흡입을 피하려면 요리 시 실내 환기를 해야합니다. 환경부가 보도자료를 낸 이유도 실내 환기를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같은 보도자료에서 환경부는 “주방에서 요리할 때는 반드시 창문을 열고 주방 환풍기를 작동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이 보도자료가 언론에 보도되며 ‘환경부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고등어구이를 지목했다’는 식으로 잘못 해석된 것입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2013년 미세먼지 배출량 중 생물성 연소가 차지하는 비율은 12.3%입니다. 주범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수치죠. 환경부도 지난 6일 “보도자료는 환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며 해명자료를 내놨습니다.

고등어가 미세먼지의 주범이 아니라면 무엇이 미세먼지의 주범일까요? 흔히들 황사로 인한 중국발 미세먼지를 원인으로 생각할 것 입니다. 분명 중국발 황사로 미세먼지가 유입됩니다. 하지만 절대적인 원인은 아닙니다. 편서풍의 영향을 받지 않을 때는 황사로 인한 미세먼지 유입이 적어지기 때문입니다. 김 교수는 “연평균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 전체 미세먼지 중 중국발 미세먼지가 끼치는 양은 15%정도”라고 밝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상당하다는 것입니다.

연구결과마다 미세먼지 발생 비율은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대개 디젤 자동차와 석탄화력발전소가 미세먼지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환경부는 디젤 자동차를 ‘클린 디젤’이라며 보급을 장려했습니다. 석탄화력발전소의 경우 2029년까지 20개가 증설될 계획입니다. 정부가 과연 미세먼지 대책을 제대로 세울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고등어를 둘러싼 논란. 미세먼지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이 상당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단순히 해프닝으로만 넘길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김태현 기자 taehyeon119@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