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이 주최한 창업경진대회 우승자가 약속된 포상을 받지 못했다. 학생들은 대회가 종료된 지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어떤 보상도 받지 못했다. 추후 보상을 받는 것도 어려워 보인다.

행정 처리 실수로 지급 안돼

논란이 된 창업경진대회는 지난해 12월 29일 우리대학 연구지원과가 주최한 ACE사업 창업역량강화 프로그램이다. 연구지원과는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창업경진대회 일정 및 상금 등을 공지했다. 공지에는 상위 6개 팀에게 상금이 지급되며, 1~3위로 선정된 팀은 시제품 제작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실렸다. 창업경진대회에서 수상한 A씨는 “상금과 시제품 제작 지원금을 준다고만 공지했다. 대회 당일까지도 지원금은 얼마나 되는지, 무슨 용도로 쓸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창업경진대회가 개최된 후 2주 뒤, 1~3위로 선정된 팀들은 시제품 제작지원금을 받기 위해 예산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A씨는 “예산신청서에 특별한 양식은 없었고, 150만원~200만원 가량 필요한 비용을 적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1~3위로 선정된 팀들은 모두 시제품 제작 지원금을 받을 수 없었다. 시제품 제작 지원이 ‘재료비’로 한정됐기 때문이다. A씨는 “예산신청서를 두 번이나 반려 당한 뒤 1월 21일 재료비 명목으로만 지원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항변했다.
대회에서 수상한 B씨는 “대회가 다 끝나 예산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했는데, 시제품 제작지원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담당직원으로부터 이번학기는 이미 결산이 끝났으니 다음학기에 지원금을 다시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연락도 오지 않더라”고 말했다.

시제품 제작 지원금은 대학회계를 통해 지원될 예정이었다. 문제는 대학회계 예산을 편성할 때 시제품 제작에 쓰일 지원금을 재료비로 편성한 것이다. 당시 1~3위로 선정된 팀들은 모두 IT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분야 사업으로 창업경진대회에 참가했다. 시제품 제작에 물질적 재료보다 외주용역비, 특허출원비와 같은 비용들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대학회계에 편성된 예산은 ‘재료비’이므로 시제품 제작지원에 물질적 재료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면 어떠한 비용도 지원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연구지원과 임지혜 담당자는 “시제품을 만들 때 필요한 재료를 지원할 계획이었다. 인건비 등은 예산과목에 맞지 않았기 때문에 지원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시제품 제작 지원금이 재료비뿐만 아니라 다른 비용에서도 쓰이려면 예산과목이 변경되야 한다. 그러나 예산과목 변경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임지혜 담당자는 “지난해 12월 창업경진대회가 열리고, 예산신청서를 받은 것은 지난 1월 중이었다”며 “하지만 당해 회계연도는 2월에 마무리된다. 예산과목을 변경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정작 피해 학생 구제는 없어

향후 진행될 창업경진대회에서는 시제품 제작지원이 사라진다. 연구지원과에서 주최하는 창업경진대회는 매년 시행된다. 다음 학기 창업경진대회에서는 시제품 제작지원이 사라지고 대신 상금을 늘릴 예정이다. 연구지원과 임지혜 담당자는 “작년 대학회계에는 창업경진대회에 쓰일 포상금을 편성하지 않아 ACE 사업 지원금을 통해 포상금을 주려 했다. 하지만 ACE 사업은 학생팀 포상금이 최대 50만원밖에 지급되지 않는다”며 “이 금액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껴져 시제품 제작지원비를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해에는 충분한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대학회계에서 포상금을 늘려 예산을 책정했다”고 답변했다.

주최 측의 미숙한 행정처리로 인해 시제품 제작지원을 약속받은 학생들은 여전히 아무런 제작지원도 받지 못했다. 임지혜 담당자는 “그 경진대회는 이미 작년에 끝났다. 이번학기 대학회계에서 그 학생들에게 시제품 제작지원금을 소급해서 지급할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글_ 김태현 기자 taehyeon119@uos.ac.kr
그림_ 양나은 만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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