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방영된 동물 농장 ‘강아지 공장’ 편이 전파를 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이후 정부에서도 강아지 공장의 문제점을 의식해 ‘반려동물 산업 육성 정책’을 발표하면서 강아지 공장의 문제점은 공론화가 됐다. 하지만 안타까운 사실은 이미 십년 전부터 강아지 공장이 존재했으며 동물 단체에서는 강아지 공장 철폐를 주장해왔다는 것이다. 동물단체들이 추정하기로, 약 2800곳의 강아지 공장에서 어미견들은 평생 50마리 이상의 강아지를 낳는다. 이곳에서 매달 약 2만 마리의 강아지들이 분양됐으며 분양되고 있다. 이 거대한 지표들은 하루아침에 나온 것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강아지 공장이 이슈가 되고 이에 따라 강아지 공장 근절을 위한 정책적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은 유의미하다. 하지만 정부에서 발표한 정책의 이름은 ‘반려동물산업 육성책.’ 강아지 공장이 이슈가 돼서 나온 법의 이름에 강아지 공장은 없다. 오히려 ‘산업’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다. 정책의 내용을 들여다봐도 강아지 공장을 막는 조항보다는 반려동물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경제 정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강아지 공장이 정착되는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반려동물을 돈으로 사고파는 것은 하나의 반려동물 문화가 됐다. 우리는 흔히 강아지를 ‘입양’한다는 표현을 쓰지만 그 절차는 너무나도 간단하다. 사실 돈만 내면 끝이다. 이는 하나의 생명을 다루는 것이, 그 생명에 책임을 지는 것이 돈으로 해결된다는 말이 될 수도 있다. 생명을 돈으로 계산할 수 있게 된다면, 생명이 가지는 존엄성은 자본주의의 아래에 있게 된다. 돈은 감정도, 책임도, 무게도 없다. 가벼운 책임감만큼 반려동물들은 쉽게 버려진다. 동물보호단체에서는 유기견의 수를 12만 마리로 추정하고 있다. 강아지 공장에서 나오는 매달 2만여 마리의 강아지들 중 일부가 저 숫자에 포함될 것이다.

정부는 반려동물을 수요와 공급의 법칙으로 설명하고 있다. 강아지의 수요가 많아지면 강아지의 공급도 많아진다. 현재까지 폭발적으로 늘어난 강아지 공장들이 그 증거다. 점점 수요가 높아지는 반려동물은 사업의 도구이며 ‘반려동물 산업’이라는 이름하에 생명을 경매에 올리는 것을 합법화한다. 이것이 정부의 논리다.  

오늘날 대학가에서도, 사회에서도 ‘동물권’이라는 말이 이상하지 않을 시대가 됐다. 하지만 강아지 공장과 반려동물산업 육성책에서 우리나라의 민낯이 드러났다.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문화를 다시 바라봐야할 때이다.


국승인 부국장 qkznlqjffp44@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