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청정넷)와 서울시의회 청년발전특별위원회(특별위)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청년의회가 열렸다. 올해 청년의회는 청년수당, 청년 일자리와 같이 청년이 이해당사자인 사안은 물론이거니와 보건, 미세먼지, 자전거, 장애인 등 범시민적 문제까지도 다뤘다. 청년만의 문제가 아닌 사안들을 청년이 논의해서 가지는 의미가 무엇일지 의문을 갖고 청년의회에 갔다.

사회가 규정한 나와, 스스로가 희망하는 나의 모습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하는 사전행사가 시작됐다. 진행자는 참석자 중 한명을 발언대로 이끌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기자단 활동을 하게 됐다는 참석자는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은 개인을 조명하는 능력,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세로부터 온다고 생각한다. 청년 개개인이 조명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라며 말을 마쳤다.

사회자는 청년 개개인의 삶을 담지 못하는 지금의 청년정책을 얘기하면서 청정넷의 김민수 정책지원단장을 소개했다. 김 정책지원단장은 청년수당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 ‘시작한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에만 집중했었다. 그런데 청년수당 지급을 앞두고 6개월의 계획을 세웠던 청년의 얘기를 들었다. 청년수당이 직권취소 됐고 그 청년의 계획은 무너졌다”라며 정책이 개인의 삶에 장기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청년수당이 논의되는 수준에 이른 사회를 보며 앞으로의 가능성에 희망을 가지게 된다고 전했다.

▲ 의회가 진행중인 시의회 의원들과 청년의원들
사전행사 2부는 청년활동가의 얘기로 시작됐다. 청년활동가는 “지금도 취업성공패키지나 고용디딤돌 사업이 있다. 청년수당과 비슷하게 활동비 명목으로 수당이 지급되는 사업들이다. 사회가 지정한 방향대로 청년들이 활동하지 않는 것이 도덕적 해이로 치부된다는 것을 느꼈다”며 일정한 방향으로 청년을 끌고 가려는 현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지금 청년의 처지를 마리오네트에 비유하면서 줄을 끊어내고 자유로운 활동을 하는 계기가 청년의회를 통해 마련됐으면 한다고 전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마지막 발언은 청년의회의 권지웅 운영위원장이 의회의 개최 이유를 전달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 회의를 통해 대한민국의 주택 절반이 공공임대주택이 되기를, 아니면 당장 내년부터라도 30만원씩 청년수당이 지급되기를 바란 것은 아니다. 개개인의 작은 발언이 시스템을 바꿔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무력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싶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청년의회는 20년 후 사회에 대한 책임이라 설명했다. “청년의 요구는 곧 사회에 진입하는 자들의 요구라고 본다. 사회에 진입하려는 자의 어려움은 곧 이 사회에 있는 누구든지 겪게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청년이 가지는 문제에 대해 사회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얘기했다. 운영위원장의 발언을 들으며 청년이 다루는 사회문제가 가지는 의미가 결코 청년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해됐다.

본의회에서는 정책제의가 진행됐다. 정책제의는 ▲청년수당 ▲청년 일자리 ▲미세먼지 ▲자전거 분과 등에서 현재 상황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됐다. 각 분과의 청년의원들은 정책담당자들이 보지 못한 청년, 시민의 입장에서 문제점을 파악해 보다 직접적인 현장의 의견을 담은 정책을 제안했다.

청년의회에서 집어내는 문제들은 일상에 뿌리를 두었기에 쉽게 공감을 살 수 있었다. 일상에서 집어낸 문제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책을 제시했고 박원순 시장과 담당자들은 문제를 고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청년의회를 방청한 김현진씨(20)는 “청년의회를 통해 지금의 청년문제와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 어떤 방법이 제안될지 궁금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오늘의 제안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더 좋은 정책을 만드는 발판이 됐으면 좋겠다”며 방청소감을 밝혔다.

청년의회에서 다뤄진 얘기들은 오늘로 끝나지 않고 계속 논의될 것이다. 20년 후의 사회에 대한 책임의 무게를 느끼며 회의장을 나섰다.


글_ 이재윤 기자 ebuuni321@uos.ac.kr
사진_ 청년vi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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