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립대 키다리은행장 김덕현(행정 12) 씨
신뢰를 바탕으로 대출을 해주고 이자는 자율인 은행이 우리대학에 생겼다. 바로 ‘키다리은행’이다. 지난해 한양대학교에서 처음 생긴 ‘키다리은행’이 우리대학에도 생긴 것이다. 우리대학 키다리은행의 은행장인 김덕현(행정 12) 씨를 만나 키다리은행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번에 우리대학에도 ‘키다리은행’이 설립됐다. 키다리은행이란 무엇인가?
키다리은행은 청년자조경영모임, 금융협동조합 이라는 명칭으로 설명할 수 있다. 대학생들이 직접 출자자로 참여해서 모인 출자금을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준다. 단순히 대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대학생들이 사회로 나가 경제활동을 하기 전 미리 합리적인 경제인이 되자는 취지로 다양한 재무교육, 금융교육을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조합원은 27명이며 출자금은 정확히 말할 수 없지만 약 100만원 정도 있는 상태이다. 절차적인 부분이 완벽하게 구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8월 19일에 런칭 할 예정이었지만 조금 미뤘다. 추석 이전에 대출이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떤 이유로 우리대학에 키다리은행을 설립 했는지 궁금하다
키다리은행이라는 모델 자체가 학자금과 같은 규모의 큰 돈을 지원해줄 수 있는 모델이 아니다. 학생들이 소소하게 모은 출자금을 바탕으로 운영해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상 생활비 대출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다. 대부분의 동기들이나 주변 선후배들만 봐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생활비나 주거비, 교통비를 스스로 조달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부담을 느끼는 친구들이 꽤 있을 것이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신 그 시간을 다른 곳에 쓸 수 있는데 어떻게 보면 기회비용으로 투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울타리 같은 곳이 한 군데라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만들었다.

여러 단체에서 생활비 대출을 하고 있다. 키다리은행만이 가지는 특성은 무엇일까
한국장학재단의 생활비 대출 상품 같은 경우, 규모는 크지만 절차가 까다롭다. 그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 생각한다. 공공기관 대출에 필요한 절차를 거치다보면 필요할 때 당장 대출을 받을 수 없다. 키다리은행도 심사와 상환계획이라는 절차가 존재하지만 서류가 많이 필요한 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간편하다. 신청을 하고 2일 이내에 대출받을 수 있다.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바로 대출해 줄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차이점은 교육과 협동조합을 학생들 스스로 운영해나가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라는 틀 안에서 존재하기에 동문이라는 울타리를 최대한 활용하면 선순환의 토대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교수님이나 동문들에게 후원금 지원을 받기 위해 지원서를 배부하고 미팅을 잡고 있다. 키다리은행에서 금융 모델을 이용하고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 투자나 교육 자문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이러한 내부적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생각한다.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학생 신분으로 쉽지 않을 것 같다
금융교육과 재무교육은 교육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교육위원회에서 준비하고 있다. 크게는 외부교육과 내부교육으로 나눠 진행할 예정이며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다. 외부교육은 협력을 맺고 있는 단체 ‘북서울 신용협동조합’이라든지 ‘신나는 조합’, ‘사회연대은행’, ‘청년금융 토닥’ 등에서 금융과 협동조합 관련 전문가와 프로그램을 지원받고 있다. 또한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라는 청년들의 지출이나 자기 자산관리에 대해서 교육을 해주는 기관과 연계 해 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조합 내에 재무 관련된 전문적인 인력을 육성하고 그 인원들이 다시 또 다른 친구들에게 교육을 제공하는 내부교육 시스템을 구성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좋을 것 같다. 하고 싶은 말은 없는가
설립준비위원회로 준비하면서 대자보를 썼었다. 당시가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개, 돼지 발언’이 나오고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된 사람이 빚이 있어야 열심히 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해 사회적 파장이 컸던 시기다. 당시 이러한 발언에 분노를 많이 느꼈다. 대자보를 보면 숲이 되고 싶다는 문구가 있다. 개개인을 그냥 나무, 나뭇가지, 잎사귀 하나로 보면 굉장히 약하다. 그러나 개개인이 모여 모임이 되면 든든하고 필요할 때 찾아갈 수 있는 안락한 하나의 휴식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키다리 아저씨 같은 조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대출을 위해서든 키다리은행 취지에 공감해서든 어떤 목적을 가지고 오더라도 협동조합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해준다면 누구나 환영한다.


글·사진_ 김준수 기자 blueocean617@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