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시즌이 돌아왔다. 그러나 축구경기를 시청하다 보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해설위원의 말이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 전술상의 이유로 선수가 교체됩니다” 같은 말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축구도 아는 만큼 보이는 법. 축구의 기본적인 전술과 용어를 살펴보자.

▲ 축구선수 메시가 상대압박으로부터 벗어나려하고 있다.
전통적인 축구 전술

축구 전술에도 역사가 있다. 약 150년의 축구역사 동안 많은 부분이 변했다. 초창기에는 구체화된 전술이 없었다. 심지어 오늘날 보편적으로 알려진 포메이션이라는 개념도 없었다. 단지 모든 선수가 달려들어 공을 향해 달려가는 경기만이 계속 되었다. 큰 변화를 몰고 온 사건은 오프사이드 룰의 개정이다.

오프사이드 반칙이란 패스가 시작될 때 공격수가 상대편의 최종수비수보다 상대진영 쪽으로 앞서 있는 경우에 발생된다. 개정되기 전 오프사이드 룰은 최전방 공격수와 골키퍼 사이에 상대 수비수 한 명이 있을 경우에도 적용이 됐다. 수비 숫자도 많이 둘 필요가 없었다. 수비 진영에 선수가 1명 이상 있으면 상대팀의 오프사이드를 유도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1925년 오프사이드 룰이 개정 된 후 조직적인 수비수의 운용이 중요해 졌다.  수비수들은 오프사이드 라인을 만들며 일자 형태로 조직화됐다. 수비 숫자는 많아졌고 수비와 공격은 균형을 이뤘다. 오프사이드 룰 개정을 계기로 축구의 포메이션이 현대와 비슷하게 됐다.

골키퍼를 제외한 10명에 선수 중 대다수가 수비와 경기장 중앙에 있다보니 자연스레 공격수는 1명 혹은 2명 정도밖에 배치돼지 못했다. 즉 4-4-2나 4-5-1같은 전형이 많이 쓰였다. 직사각형인 축구경기장에서 각 팀 11명씩 총 22명의 선수가 경기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중앙에 선수들이 많이 밀집됐다.

축구는 각 팀마다 전술의 색깔이 다르고 경기스타일이 다양하다. 현대 축구의 트렌드를 콕 집어 말하긴 어렵지만 대표적인 양상은 압박과 탈압박 그리고 점유율 축구일 것이다. 이 외에도 경기의 템포도 중요하다. 축구에서 사용하는 여러 전술을 알아보자.

▲ FC바르셀로나 팀이 점유율 축구를 하며 삼각형을 만들었다.
압박과 탈압박

압박축구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압박이란 상대 선수가 볼을 잡는 즉시 같은 팀 선수 2명 이상이 공을 향해 달려드는 것이다. 압박을 가하게 되면 상대 선수들은 당황해 준비한 전술을 사용하지 못한다. 상대가 당황한 때를 틈 타 상대의 공을 뺏어낸 뒤 바로 역습을 노릴 수 있으므로 압박은 매우 중요한 전략이다. 압박을 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으로 뛰어야 한다. 즉 적절한 타이밍에 동료선수와 압박을 해야 효과적으로 공을 쟁취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압박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이것을 탈압박이라고 한다. 탈압박을 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개인기로 상대의 압박을 뚫는 것이다. 상대가 압박을 가한다 해도 개인기로 뚫어내 버리면 무용지물이 된다. 하지만 개개인의 역량만으로는 힘든 경우가 있다. 그런 시에는 주변 동료들이 도와주는 것이다. 상대의 압박이 가해지는 순간 주변에 있던 동료들이 접근해 수적우위를 점하게 되면 손쉽게 압박을 모면할 수 있다.

종횡패스와 점유율

펠레, 마라도나, 메시 등 세계최고의 선수들도 혼자서는 모든 수비수들을 뚫어 낼 수가 없다. 그렇기에 축구에서는 패스가 중요하다. 축구경기를 보다보면 한 선수가 공을 오래 소유하거나 혼자 드리블하는 것을 보기 힘들다. 축구황제 펠레도 월드컵 기간 동안 공을 소유한 시간을 합치니 3분이 안 됐다고 한다. 그만큼 패스는 축구에서 기본요소이다. 패스로 인해 축구가 시작되고 패스로 인해 골도 난다. 패스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패스에는 크게 숏패스, 롱패스로 나눌 수 있다.

수비조직이 정교화 된 현대축구에서 롱패스를 통해 상대 수비수의 실책을 유도하거나 키 큰 공격수를 활용하는 방법은 사라지기 시작했다. 롱패스는 성공할 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선 롱패스가 성공하려면 패스를 주는 선수가 공을 매우 정확하게 같은 팀 선수에게 연결해야 한다. 정확한 패스를 이어받은 공격수가 상대 수비와의 몸싸움을 이겨낸 후 슛을 성공해야만 이 작전이 성공하는 것인데 이는 매우 불확실하다. 그렇기에 현대축구 전술가들은 짧은 패스를 기반으로 한 점유율축구에 초점을 맞췄다.

스페인국가대표의 2010년 월드컵 우승이 이를 잘 보여준다. 점유율축구의 특징은 같은 팀 선수 3명이 삼각형을 만들어 공을 계속 주고받으며 상대 수비수를 혼란시키는 것이다. 이때 주고받는 패스는 제자리에서 하는 의미 없는 패스가 되면 안 된다. 점점 상대 진영으로 진전하며 삼각패스를 주고받다가 빈자리를 파고드는 공격수에게 찔러주는 패스를 넣음으로써 기회를 엿보는 전략이다. 

템포와 좌우 폭

템포는 공격이 시작되서 끝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템포가 빠른 축구를 한다는 것은 횡패스의 비율이 적고 패스과정을 단순화해 공격을 짧고 굵게 끝내는 것이다. 이는 역습상황 시 진가를 발휘한다. 역습상황에서는 상대 수비수들이 진열을 갖추기 전 빠른 속도로 공격을 진행해 효과를 극대화 한다. 그렇다고 템포가 빠르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만약 상대팀이 공격전술에 능하고 잘 짜여진 팀이라면 역습을 위해 전체적인 라인을 내리고 있다가 오히려 당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템포가 느린 경우는 어떻게 될까? 템포가 느려지려면 그만큼 신중하고 촘촘하게 공격 전개를 할 수도 있다.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축구를 하는 경우이다. 하지만 의미없는 횡패스가 난무하는 상황에서도 템포는 느려진다.

전술 운용에서 좌우폭도 중요하다. 정해져 있는 경기장 규격에서 22명에 선수들이 얼만큼 집약적으로 모여 있냐는 문제가 이 좌우폭에 의해서 정해진다. 좌우폭이 넓어지면 선수들이 겹치는 부분이 좀 더 넓어져 압박이 느슨해 질 수 있다. 마치 인구집약도 같은 개념이다. 반대로 좌우폭이 좁으면 짧은패스를 하기에 유리하다.

축구공은 둥글다. 아무리 세계최고의 선수와 감독을 보유하고 있는 팀이라도 객관적 전력에서 약체라고 평가되는 팀에게 질 수도 있다. 축구 전술도 마찬가지다. 완벽한 전술이란 없다. 아무리 전술적으로 잘 짜인 팀이어도 경기 날, 선수들의 컨디션 저하의 이유로 고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술이 중요한 이유는 축구를 선수가 아닌 팀플레이로 만드는 점에 있다. 선수 개개인의 역량을 뽐내는 선수보다 팀의 전술에 맞게 최선을 다하는 선수를 감독들은 더 선호한다. 개인보다 팀플레이가 중요한 것이다. 전술은 축구의 매력 중 하나이다. 


장한결 기자 uiggg@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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