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만남 요구
수업시간에 윙크하는 등 피해 사례 많아
“증거 불충분으로 섣불리 판단하기 힘들어”
교양필수 배정않기로
공식 사과문은 없어

▲ 모 교수 성희롱 의혹에 대해 총학생회에서 발송한 진상조사 요청서와 우리대학 측 민원사항 처리 결과 공문

모 교수의 성희롱 의혹이 일었다. 지난 7월 7일 온라인 커뮤니티 ‘서울시립대 대나무숲’(이하 대숲)에서 익명의 학생이 모 교수의 행동에 불쾌함을 호소했다. 게시글에 의하면 모 교수는 한학기 동안 지속적으로 학생들에게 술자리를 갖자는 등 개인적인 만남을 요구했다. 댓글에는 모 교수의 이름뿐만 아니라 비슷한 경험을 겪은 학생들도 속속 등장했다. 총학생회 시:원에서도 문제를 의식해 페이스북과 온라인 커뮤니티 ‘서울시립대광장’을 통해 모 교수와 관련한 피해 사례를 제보 받았다. 신호인 총학생회장은 “대숲 게시글 이외에도 ‘우리집에 치킨 먹으러 오라’는 문자를 보내거나 수업 시간에 특정 학생에게 윙크를 하는 등의 행동도 일삼았다”며 불편함을 느낀 학생들이 많았음을 설명했다. 모 교수의 행동은 그가 부임했던 2012년부터 지속돼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총학생회 시:원은 ▲공식 사과문 ▲징계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총학생회장은 “제보를 받은 결과 모 교수의 행위에 불쾌함을 느끼는 학생들이 많았다”며 “교수-제자간의 관계에서 학점 등의 불이익을 받을까봐 선뜻 나서기 어려운 학생이 많아 총학생회 차원에서 처벌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학교 측에서는 지난 7월 8일 온라인 민원창구 ‘총장에게 바란다’를 통해 대숲의 글과 동일한 민원이 접수돼 조사에 착수했고 지난달 31일 공문을 통해 조사 결과를 밝혔다. 학교 측에서는 모 교수의 행위가 일부학생들에게 불쾌감을 초래한 사실을 인정했지만 성희롱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조사를 총괄한 전인한 자유융합대학장은 “총학생회 측에서 제출한 증거자료와 학생들의 증언만으로는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설명했다. 자유융합대학에서는 모 교수에게 구두 경고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았다. 또한 2학기 교양필수교과목에 모 교수를 배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모 교수의 공식적인 사과문은 없었다. 자유융합대학장은 “사과문은 죄가 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된다”며 “이번 사건은 비공식적인 절차로 이행됐기 때문에 공식 사과문을 받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서울시립대학교 성폭력 예방 및 처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성희롱 및 성폭력 관련 문제에는 성폭력예방대책위원회가 조직돼 처벌의 유무나 그 정도를 판단하는 공식적인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성폭력예방대책위원회가 조직되지 않아 비공식적인 절차로 진행됐다.

학교 측에서는 재발방지 대책으로 교수들의 사적인 연락을 자제시키고 수강 인원 전체를 초대하는 ‘단체 메신저 방’ 방식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학생들이 익명으로 불만을 제기하여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자유융합대학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한 것은 없다”며 “학생들 입장에서도 보다 편하게 건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승인 기자 qkznlqjffp4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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