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온은 우리 군의 노후 헬기 대체를 위해 개발한 한국형 헬기이다. 이 개발 사업은 2006년부터 방위사업청(방사청)과 지식경제부의 공동주관으로 진행되었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체계를 개발하였다. 그러나 작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미국 미시건주에서 실시한 체계 결빙시험에서 101개 항목 가운데 29개를 충족하지 못하는 오명을 입게 되었다. 수리온 개발에만 1조300억원이 들었고 최근까지 1조원을 더 들여 50여대를 양산했다. 앞으로 추가 생산과 수출도 계획하고 있었는데 이번 ‘결빙 시험 불합격’으로 이 모든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지형적으로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여 여러번 침입을 받아온 역사가 있으며 지금은 북한이 핵무기로 위협하고 있기에 국가의 안보는 항상 첫 번째 숙제였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미 대부분의 군무기는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있어야 했다. 그 많은 국방 예산은 다 어디에 쓰고 이제야 개발한 헬리콥터가 영하 5~30도의 저온 다습 환경에서 엔진 결빙 현상으로 운용을 할 수 없다니.

이런 문제에 대해 KAI 쪽은 한반도는 겨울에 건조하기에 작동에 문제가 없을 것이며 수출은 겨울이 없는 동남아나 중동 등으로 하면 된다며 검사 결과에 대해 문제의식이 전혀 없는 설명을 했다. 방사청은 2013년에 이런 결빙 문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결빙지역 운항 금지’를 전제로 전투용 적합 판정을 해주었다.

이에 따라 육군본부는 운용 교범에 ‘기체가 얼면 해당 지역을 신속히 이탈하라’는 규정을 명시했다. 안전 의식이 없이 진행해 온 수리온 개발이 미국의 결빙시험으로 단단히 혼나고 있다. 부실한 헬기를 개발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추가 예산을 쓰면 된다는 태도는 국민의 세금을 남의 돈 쓰는 것 같다. 개발 과정에서 결정적인 오류를 저지른 사람을 발본색원하고 예산 횡령이나 오집행 등도 조사하여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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