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교육부는 고등학교 졸업생 취업률이 6년째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를 제시했습니다. 2009년 고졸 취업률이 16%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2015년 46%를 기록했다는 것입니다. 교육부는 이를 두고 고졸 취업이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취업률 통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됩니다. 고졸 취업률을 양적으로만 평가한 지표라는 비판입니다. 교육부가 제시한 통계에서 취업자는 ‘주당 18시간 이상 일하면서 그로 인한 소득을 얻는 사람’을 기준으로 합니다. 교육부는 2013년부터 고용보험 가입 여부를 통해 취업률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졸업생도 재직증명서만 제출하면 취업자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고용보험에 가입된 졸업자를 취업자로서 인정하지만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았을 경우에도 재직증명서 혹은 재직증명서의 역할을 하는 서류를 제출하는 것으로 취업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이를 고려했을 때, 교육부의 통계에서 고용보험 미가입자를 제외한 고용보험 가입자만의 취업률은 실제 산정된 것보다 낮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2013년 통계를 보면 고졸 취업률은 7%p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같은 기간 고용보험 미가입자 취업률은 6%p 상승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고용보험 가입자 취업률은 1%p 상승에 그쳤습니다. 취업률 자체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맞으나, 사실상 고용보험 미가입자의 수가 훨씬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고용보험이 겉으로는 고용의 질까지 측정할 수 있는 지표로 보이지만, 이 기준 역시 안정성을 완벽히 보장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고용보험은 정규직에서만 보장되는 것이 아닙니다. 흔히 대표적인 ‘알바’자리로 여겨지지만 안정적인 직장으로 인정되지는 않는 ‘맥도날드’ 에서도 아르바이트생에게 고용보험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했을 때 교육부는 보다 실질적인 평가 지표를 산정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부는 고졸 취업률 상승이 2009년 ‘고교 직업교육 선진화방안’을 기점으로 ‘전문인재 양성을 위한 직업교육 강화’, ‘고졸 취업 활성화 방안’ 등 지속적인 정책이 있어 가능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졸 취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교육부의 정책이 앞서 지적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실제 지난 정부와 현 정부의 고졸 취업 활성화 정책 항목을 살펴보면 ▲현장 교육 ▲고졸 취업 기회 확대 ▲직무 능력 중심 채용 ▲후진학 등 동일한 항목으로 분류되는 정책들이 반복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허영준 부연구위원은 ‘고졸 취업 활성화 진단’에서 ‘현 정부의 고졸 취업 활성화 정책은 지난 정부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정부의 성과 높은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의미 있기는 하나 한 단계 더 도약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논평했습니다.

고졸 취업자가 보다 안정적인 곳에서 만족스러운 직장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어떠한 요소가 충족돼야 할까요? 2014년 취업포털 ‘시사포커스’의 조사에 따르면 고졸 취업자의 42%가 고졸 취업을 후회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이에 대한 이유로 응답자들은 고졸 인력에 대한 인식적 차별을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이들은 학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함을 언급했습니다.

정부는 고졸 취업 활성화를 위해 비슷한 형식의 정책을 반복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고졸 취업자들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방안은 사뭇 다른 듯합니다. 정부가 고졸 취업률 상승이라는 지표에만 중점을 둘 것이 아니라, 고졸 취업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가 아닐지 의문이 듭니다.


박소정 기자 cheers71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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