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미스터 브레인워시 전>

▲ 전시 <미스터 브레인워시 전> 포스터
전시 ‘미스터 브레인워시 전’을 보기 위해 우리대학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아라모던아트뮤지엄을 찾았다. 미술관에 들어서기 전부터 작가의 가명 미스터 브레인워시(Mr. Brainwash)란 이름이 주는 신선함에 기대감으로 가득찼다. 지하 4개 층으로 구성된 전시는 층마다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미술관에 들어서자마자 음악소리가 귀를 자극했다. 상당히 이국적이지만 낯설지 않은 경쾌한 음악이었다. 하지만 곧 이러한 경쾌함을 잊어버릴 정도의 비주얼쇼크를 마주하게 됐다. 온통 하얀색으로 장식된 방에 분홍색 페인트가 쏟아져 있었다. 어린아이가 방에 물감을 칠해놓은 듯 ‘물감범벅’이었다. 주위를 보니 대형 페인트통에서 나온 페인트가 4개 층의 계단을 분홍색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 분홍색 페인트로 칠해져 있는 하얀 방
분홍페인트를 따라 지하 2층으로 내려가보니 지하 1층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음악도 분위기 있는 카페음악으로 바뀌었다. 지하 2층의 전시관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시간여행하고 있는 것같은 느낌을 주었다. 과거와 현대의 조화도 느낄 수 있었다. 슈퍼맨 복장을 한 오바마 대통령 그림이 있는가 하면, 팝가수 마릴린 먼로의 머리를 한 마이클 잭슨 등 시대를 풍미한 아이콘들이 한 편의 예술작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지하 3층에는 루이 암스트롱, 존 레논 등 유명 아티스트들이 LP판으로 재현돼 있었다. 동그란 모양의 LP판을 이어붙여 그들의 얼굴을 형상화한 것이다. 가수들의 얼굴 옆에는 대형 카세트가 있었다. 전시 곳곳에 ‘인생은 아름다워(Life is beautiful)’라는 말이 적혀있었다. 작가는 아름다운 음악과 그 음악을 만드는 아티스트 그리고 그 음악을 들려주는 카세트가 있다면 인생이 아름답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같은 층의 작가 개인 공간에서는 우리나라를 위한 작품이 전시돼 있었다. 우리대학 학생회관 농구장의 2배 정도 되는 방은 형형색색의 페인트로 물들여져 있었다. 어지러울 정도로 페인트칠이 돼있는 공간에서 세종대왕의 그림과 K-POP을 대표하는 그룹 빅뱅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계단을 더 내려와 가장 밑층에 도착했다. 위층들에서 볼 수 있던 작품과는 다른 분위기의 미술작품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미국에서 팝문화를 즐기다 갑자기 유럽의 박물관으로 이동한 느낌이었다. 고흐의 ‘해바라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같이 유명한 작품들이었다. 하지만 그냥 모나리자가 아니었다. POP이라는 글자로 모나리자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요즘 이모티콘으로 사진에 덮어씌우는 것처럼 말이다. 고흐의 해바라기는 꽃병이 아닌 페인트통에 담겨있었다. 작가 브레인워시가 보여주는 재치는 놀라움을 자아냈다.

큰 규모의 전시관에는 아름다운 색감과 음악이 담겨 있었다. 이런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다면 미스터 브레인워시 전을 방문해보는 것이 어떨까.

 

글·사진_ 장한결 기자 uiggg@uos.ac.kr
이미지 및 장소제공: 아라모던아트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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