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읽는 신문 기사가 ‘로봇 기자’가 쓴 것이라면 믿을 수 있을까요. 이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영국의 통신사 로이터 를 비롯한 해외 언론들이 로봇 기자를 활용한 로봇 저널리즘을 도입한 것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이투데이, 파이낸셜뉴스 등의 언론사가 로봇 저널리즘을 도입해 언론계에 새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로봇이 기사를 쓴다고? 어떻게 쓰는데?

로봇 저널리즘이 생겼다고 해서 로봇 기자가 언론사에서 보도되는 모든 기사를 작성할 수는 없습니다. 로봇 기자는 일정한 형태를 가지고 매일 반복되는 주식 정보, 일기 예보, 야구경기 등의 단신 기사 보도만을 주로 담당합니다. 이투데이의 로봇 기자 ‘e2BOT’의 경우 주가 변동이 되는 순간 코스피, 코스닥 시황 정보와 같은 주식정보가 담긴 기사를 실시간으로 작성합니다.

그렇다면 로봇 기자는 어떻게 기사를 작성할까요? 로봇 기자가 기사를 작성하는 메커니즘은 크게 3가지로 나뉩니다. 데이터를 수집해 정리한 후 정해진 알고리즘을 통해 이를 분류하고 분석해 기사에 활용될 수 있도록 재가공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재가공된 데이터로 기사를 작성합니다.

증권기사를 담당하는 e2BOT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e2BOT은 주식 관련 정보가 변할 때마다 실시간 주식 정보를 ‘데이터 적재 모듈’에서 받아들입니다. 이후 이곳에서 받아들인 주식 정보 중 데이터베이스에 적재할 필수 데이터를 뽑아냅니다. 데이터베이스에 담긴 데이터들은 ‘분석 및 매칭 모듈’에서 정해진 알고리즘에 따라 재가공됩니다. 이렇게 재가공된 데이터들은 ‘기사 작성 모듈’에서 형식화된 문구와 결합돼 기사로 작성됩니다.

 
인간 기자 vs 로봇 기자

위의 메커니즘을 통해 e2BOT이 기사를 작성하기까지는 1초가 걸리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다른 로봇 기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로봇 기자 시스템을 만드는 초기 비용을 제외하면 생각해보면 로봇 기자는 인간 기자의 인건비보다 낮은 비용으로 기사를 작성합니다. 기사가 가지는 정확성도 로봇 기자의 장점입니다. 데이터 값의 오류가 없는 이상 로봇 기자는 매우 정확한 기사를 오탈자 없이 작성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신속성·경제성·정확성 등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진 로봇 기자의 출현으로 일각에서는 인간 기자의 일자리가 위협당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여겨집니다. 로봇 기자가 가지는 단점과 한계점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로봇 기자는 데이터의 오류에 대한 지각능력이 없습니다. 데이터 값이 오류가 났을 시 로봇 기자가 오류를 인지하지 못해 그 값을 수정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인간 기자가 필요한 이유는 로봇 기자는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해 정해진 문구에 결합시키는 작업 밖에는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스트레이트성 단신 기사 작성에는 로봇 기자가 가지는 장점이 많지만 심층적인 분석이나 가치 판단이 필요한 기사에 경우 로봇이 인간의 역량을 따라가기 힘듭니다. 그렇기에 저를 포함한 인간 기자들은 안심하고 기자 생활을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언론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

로봇 기자는 앞으로 더 발전할 것입니다. 이투데이 뉴미디어부 기획팀 임경진 차장은 “로봇 기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분야에서 더욱 다양하게 활용 될 전망이다. 또한 빅데이터와의 결합을 통해 사람이 분석하기 어려운 유의미한 자료들을 기사에 더함으로써 정보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봇 기자의 주된 역할은 인간 기자를 보조하는 것입니다. 임 차장은 “e2BOT이 증권 기사 생산을 시작한 이후 해당 부서 기자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정해진 일을 해야 하는 반복 업무의 압박에서 벗어났고 시간적 여유까지 생겼다”고 밝혔습니다.

로봇 기자의 보조로 인해 앞으로의 기자들은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임 차장은 “로봇 기자 덕택에 인간 기자들은 더 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수한 인력 자원들을 보다 고차원적인 업무에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글_ 장한결 기자 uiggg@uos.ac.kr
삽화_ 양나은 만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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