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은 분노와 굴욕이라는 안개로 온통 뒤덮여 한 치의 앞도 볼 수 없는 판국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국정 거의 전 분야에 개입하고 기업들을 상대로 정부 재단의 자금을 불법으로 모금했을 뿐 아니라 개인의 재산까지 챙긴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두 번이나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사과했지만 국민의 분노는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최순실씨의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은 전혀 없었다. 대통령이 발표한 사과는 마치 최순실씨가 정부를 드나들며 국정에 개입하고 권력을 행사하는 동안 대통령은 이런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한 듯한 뉘앙스였다. 그랬을 리 없다. 묵인은 물론이고 지시까지 했다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법치주의 국가의 대통령이 한 개인과의 ‘각별한 인연’ 때문에 이런 파렴치한 국정농단을 감행했다고 이해하기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너무도 많다. 30?40년대에나 있을 법한 수수께끼 같은 사건을 헌법 개정이나 거국내각 같은 정치적  회유로 덮으려도 시도했었다면 국민을 두 번 속이는 셈이다.

국민은 하루 빨리 대한민국이 정상으로 회복되기를 바란다. 대통령도 대국민담화에서 국정 정상화를 원한다고 했다. 국정 정상화를 위해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잘 파악하기 바란다. 지지율이 5%대로 떨어진 현실에서 대통령이 무엇을 한다고 한들 국민들이 지켜보며 기다려줄 수 있단 말인가? 대통령은 2선으로 물러나야 하며 국정에서 손을 떼고 특검이든 검찰조사든 사죄하는 마음으로 임해야할 것이다. 광화문에 모인 국민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건으로 치닫기 전에 국민이 원하는 방식의 국정 정상화를 시행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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