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 및 주변상가(이하 세운상가군) 활용방안이 논의됐다. 그동안 서울시가 세운상가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우리대학에서 세운상가군 공간을 활용해 줄 것을 요청해온 것에 대한 대응이다.

기획처·연구처·평생교육원 외에 건축학부 등 5개 학과가 참여한 ‘세운상가군 공간 활용 관련 연석회의’가 지난달 10일 대학본부에서 열렸다. 회의에서는 ▲아세아 전자상가 3층 ▲청계상가 811호 ▲세운상가 지하보일러실의 활용방안에 대한 의견 수렴이 이뤄졌다. 아세아 전자상가 3층 공간은 구조와 여건이 양호해 대다수 학과에서 활용에 관심을 보였다. 연구처는 창업법인 ‘시즈’에서 아세아 전자상가 3층을 창업공간으로 이미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대학 창업 프로그램과 연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청계상가 811호는 현재도 지역주민 및 상인들의 공용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어 우리대학 전용공간으로의 활용은 힘들 것으로 예상됐다. 평생교육원 측은 청계상가 811호를 시민참여 강의 또는 세미나 공간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세운상가 보일러실은 당초 창업공간으로서 제안됐지만 지하공간의 특성상 채광 및 환기가 어려워 인력이 상주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따라서 전시공간 또는 동아리 연습실 등으로의 용도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공간 활용이 논의된 아세아 전자상가 3층은 현재 입주한 업체가 없어 텅 비어있다.
그러나 세운상가 지하보일러실의 용도가 동아리 연습실로 결정될 시 학생들이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 우리대학에서 버스를 타고 세운상가로 가려면 30분 이상의 시간이 걸려 공강시간이나 쉬는 시간 등을 이용해 연습실을 이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우승희 동아리연합회장은 “우리대학에서 세운상가로 이동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돼 연습실 활용의 실효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아리연합회장은 “연습 공간의 특성상 공연분과 동아리들만의 공간으로 한정될 염려도 있다. 다양한 동아리들이 사용할 수 있는 용도를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기획과 서일교 주무관은 “아직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지만 교통문제는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세운상가군 활용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학생들의 목소리는 빠졌다. 기획처는 지난 3월 세운상가 도심캠퍼스 조성 논의 당시 각 단과대 등에 공문을 보내 세운상가군 공간 활용에 대한 의견을 취합했지만 직접적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수집하지는 않았다. 서 주무관은 “서울시의 목표가 세운상가에 젊은이들을 유치하는 것이니만큼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며 “필요하다면 학생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칠 것”이라 밝혔다.
기획처는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들을 바탕으로 서울시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 주무관은 “아직은 내부 구성원의 입장만 정리된 상태이며 공간 활용에 대해 확정된 바는 없다. 12월 안에 서울시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3월부터 논의된 세운상가 도심캠퍼스 조성 사업은 여전히 제자리걸음 중이다(관련기사 689호 1면 「세운상가에 우리대학 일부 이전될까」 참조). 기획처는 예산상의 문제와 세운상가 입주업체들과의 조율 문제로 인해 당장 도심캠퍼스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글·사진_ 김수빈 기자 vincent0805@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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