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가 ‘민중서울시립대 시국선언’을 지난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서울시립대광장에 게시했다. 지난 26일부터 시작된 대학가의 시국선언 발표에 우리대학도 동참한 것이다. 총학생회는 시국선언을 통해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비판하면서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호인 총학생회장은 “이미 드러난 사안을 언급하기보다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것이 시국선언의 우선적인 목적이라고 생각했다”며 “사태 해결을 위해 필요한 방법에 집중하다보니 특검 얘기로 귀결됐다”고 설명했다.

▲ 신호인 총학생회장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어 총학생회는 ‘민중서울시립대 시국선언’을 지난 31일 학관 앞에서 발표했다. 총학생회의 시국선언에 이어 중앙운영위원회의 위원들이 공동성명문을 발표했다. 시국선언발표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자유발언은 정경대 학생회 이동일 회장, 교지편집위원회 이정민 위원장의 발언으로 시작했다. 이정민 위원장은 “신정일치의 사회를 국사책의 구석기시대 이후 처음 본다. 민주사회에서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외교와 국정에 간섭한 사실에 대해 법적책임뿐만 아니라 정치적 책임도 함께 물어야 한다”며 책임자는 권력을 내려놓고 처벌받아야 함을 주장했다. 당장의 위기만 넘기려는 정부의 모습을 비판하는 학생도 있었다. 세무학과 학생회 김정현 회장은 “대통령의 사과에는 문제의식과 진심이 없었다. 소통의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 진정 어린 자세로 소통하고 책임지기를 요구한다”고 말하면서 정부의 독단적인 모습을 비판했다. 홍영일(경영 12) 씨는 “국민에게서 나온 권력을 넘겨준 대통령은 그 자격이 없다. 헌법에 명시된 민주주의의 가치를 져버린 대표자가 우리를 대표하게 둬선 안 된다”며 현 상황에서 민주시민의 의무를 이행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400여 명의 학생들은 시국선언 발표현장에 참가해 지지를 표했다. 진유빈(철학 13) 씨는 “대학에서의 시국선언은 국가에 대한 위기의식을 대학구성원 다수가 느끼고 있고 이를 표출하는 데에 의미가 있다”며 시국선언을 응원했다. 온라인과 SNS를 통해서도 지지는 이어졌다. 총학생회장은 “학생회관 1층에서 선언문 서명을 통해 시국선언을 지지할 수 있다”며 시국선언 참여를 독려했다.

학생들의 목소리는 학내 시국선언으로 그치지 않았다. 총학생회장은 “총학생회는 10일 목요일 전국대학교 공동거리행진과, 12일 토요일 집회에 참여할 계획”이라며 선언 이후에도 계속해서 목소리를 낼 것을 밝혔다. 정경대 학생회에서는 ‘전국 사회과학대 합동시국선언’에 참여했다. 전국 17개 사회과학대 학생회는 지난 2일 광화문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우리대학 정경대는 사전 투표에서 148명 중 147명이 찬성해 시국선언에 참여했다. 정경대 학생회 이동일 회장은 “정경대 학생들은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과 의견을 표출하는 학문을 배우고 있다. 사회과학대 합동 시국선언은 배움에서 끝나지 않고 실천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학교 정문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진행하는 학생도 있었다. 조형원(중문 15) 씨는 “학내 구성원 모두가 계속 이 사태를 되뇌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지금의 일을 오래 기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생뿐 아니라 교수들 역시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우리대학 교수들도 시국선언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어문화학과 이승훈 교수는 “시국선언에 참여하는 교수들은 기성세대로서의 미안함을 느끼고 있다. 많은 교수님들이 그런 마음을 행동으로 표현하고 싶어했다”며 “교수들의 시국선언은 8일 오후 6시 40분 대강당 앞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사진_ 이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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