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는 공정한 시선에서 사실관계를 밝혀야 한다. 공정한 시선을 위해 다양한 사람과 인터뷰했고, 사실관계를 명시하기 위해 다른 이의 입으로 말했다. 이런 노력을 들임에도 과연 적절한 문제제기인지, 사건을 적절하게 나타낸 것인지 항상 고민 한다. 의혹만 담은, 확신할 수 없는 수많은 발언을 기사에서 뺄 수밖에 없을 때마다 아쉬울 따름이다.

이렇게 반성하고 있지만 나의 글은 여전히 한계를 가질 것이다. 나의 주장이 아닌 사실로 기사를 이끌어가야 하기에, 더 객관적으로 시선을 유지해야 하기에, 모든 기사는 명확하게 쓰이지만 모든 것을 쓸 수 없다. 그러기에 좀 더 의심의 눈으로 봐주기를 바란다. 당신의 건강한 이성이 나와 같은 해석을, 좀 더 심층적인 질문을 해주기를 바란다. 기사에 사용된 인터뷰와 사실들을 단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주지 않았으면 한다. 모든 글에 대해 의심하고 고심해서 해석해주기를 바란다. 당신의 이성으로 기사에 오르지 못한 사실을 추측하고, 더 많은 의혹을 제시해줬으면 한다.

기사를 쓰다 보면 참 많은 의심이 생긴다. 또한, 적절하지 못한 대답에 참 많은 불만이 생긴다. 흔히 말하는 후려치는 답변을 듣고 기사를 쓰다 보면 고구마로 목구멍을 막은 듯한 답답함이 밀려온다. 그런 심정을, 의문을 기사로 담아낼 수 없기에 나는 독자의 이성과 판단, 해석에 기대어 글을 쓴다. 그런 글을 쓸 때마다, 많은 의혹을 품은 글들을 읽을 때마다 생각한다. 부디 당신이 지하철역 수리공의 사고에서 한국 노동시장의 문제점을 읽기를, 강남역 사건에서 여성혐오뿐만 아니라 사회에서의 정신병에 관한 시선까지 읽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런 건강한 이성을 발휘하기를 바란다.


이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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