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4차 광화문 촛불 시위는 그 어느 때보다도 열기가 대단했다. 수능을 마치고 나온 고3 학생들이 그 행진 대열에 가세했기 때문이다. 좋은 대학에 가려고 밤새 공부하며 노력했던 고3 수험생들은 정유라의 부정입학 소식에 허탈해하고 또 분노했다. 

정유라는 수상실적을 가려야하는 면접 규정을 어기고 심사하는 교수들에게 노골적으로 금메달을 보여주었고, 미리 종용되었을 교수들은 합격권 안에 있던 다른 수험생들을 열외로 밀어내고 정유라를 합격시켰다.

유명 대학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수험생이나 또 수험생을 뒷바라지한 학부모들은 다 알고 있다. 이들 고3학생들은 정유라 때문에 떨어진 수험생이 마치 ‘나’라는 심정으로 광화문으로 뛰쳐나왔을 것이다. 열심히 노력한 만큼 댓가를 받는다는 세상 이치를 경험해야할 사회 초년생들은 권력으로 부정을 저지르고 순진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불평등을 먼저 보고 말았다. 이러한 비리를 묵시했던 대통령에 대한 배신감이 얼마나 컸을지는 가히 짐작이 간다.

창조경제 운운하며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해야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던 박대통령이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상당부분 공모 관계가 있다고 검찰은 발표했다. 최순실이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권력을 내세워 대기업에서 돈 뜯어내고 공금을 횡령하여 그 일가들 모두 무위도식 초호화 생활을 하는 동안 우리 젊은이들은 학자금 융자까지 해가며 어렵게 대학을 다니고 또 취업이 안돼서 끼니도 못 채우며 아르바이트로 연명하고 있었다. 이들이 더 분노하는 것은 이러한 최순실의 비리에 국민을 걱정하던 대통령이 공모했다는 것이다.

이들이 광화문으로 뛰쳐나온 이유도 대통령에 대한 배신감이었을 것이다. 배신감으로 분노하고 있는 국민들을 잠재우고 하루빨리 국정을 정상화할 수 있는 방법은 대통령의 결단뿐이다. 이제는 민심이 회복될 수 없는 상황임을 직시하고 대통령이 결단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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