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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는 없는 임산부 배려
김수빈 기자  |  ksb9607@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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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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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체험기를 쓰기 위해 용산구 노인생에체험센터에 방문했다. 체험복을 입으니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가만히 서있기도 힘든데 움직이는 버스와 지하철에서 오랜 시간 서있으려면 얼마나 힘들까.

무거운 몸과 마음을 이끌고 돌아오는 길에는 지하철을 탔다. 빈자리를 찾아 앉으려다 혹시 자리에 앉지 못한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실지 주위를 살폈다. 다행히도 서 있는 사람은 없었기에 마음 편히 자리에 앉았다. 그때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어린이는 나라의 미래입니다.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합시다.’ 맞은편에 위치한 핑크색 임산부 배려석에는 또 이런 문구가 쓰여 있다. ‘핑크카펫, 내일의 주인공을 위한 자리입니다.’ 내일의 주인공이란 임산부 배 속의 아이를 말하는 것이겠지. 그 순간 체험센터에서 들었던 사회복지사 선생님의 말씀이 기억났다. “지하철, 버스에서 노인들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하는 이유는 그 분들이 나이가 더 많기 때문에 공경해야 해서가 아니라 노인들의 몸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지하철을 탈 때 종종 들어왔던 안내방송이 새롭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항상 어딘가 불편하던 점이 여기였나 보다. 임산부 배려 공익광고에는 ‘임산부’에 대한 배려는 없다. 언젠가 그들이 낳을 ‘아이’에 대한 배려만 있을 뿐이다.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하는 이유는 그들이 미래의 일꾼을 임신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임신을 하면 몸이 힘들기 때문이다. ‘임산부는 배에 10kg의 돌덩이를 매달고 있는 상태와 같으니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한다면 너무 극단적일까. 배려는 아이가 아닌 임산부에게 향해야 할 것이다. 짐을 많이 들고 있는 사람에게, 다리를 다친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해 주는 것처럼.


김수빈 기자
ksb9607@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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