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700호 [대학신문 만족도 조사]

 
대학신문사 기자들이 답한 소속신문사에 대한 만족도 평균은 6.9점이었다. 9가지 항목 중 가장 만족도가 높은 세 항목은 △조직 분위기 △의사소통 체계 △편집권으로 각각 7.56점, 7.18점, 6.66점을 기록했다. 반면 가장 만족도가 낮은 세 항목은 △열독 현황 △업무량 △임금으로 각각 3.79점, 4.76점, 5.4점을 기록했다. 학생기자들은 대학신문사의 필요성을 인정하며 스스로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반면 대학의 재정 지원 부족 및 낮은 열독 현황, 과도한 업무량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평균점 6.66점을 기록한 편집권에 대한 만족도는 항목별 만족도 중에서는 비교적 높은 점수다. 편집권은 신문의 편집 방향을 결정하는 권리를 의미한다. 여타 항목보다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통 (5점)보다 아래로 만족도를 표시한 학생이 23%였기 때문이다. 또한 절반에 가까운 학생이 주관식 설문에서 편집권 침해를 겪었거나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학생기자들은 주간교수, 대학본부, 간사로부터 편집권을 침해받았다고 말했다. 편집권 침해 사례에는 축소 보도 및 기사 수정이 많았다. ‘기사를 못 내게 하는 경우는 없지만 글의 방향성을 주간교수선에서 수정하려고 한다’고 응답한 학생기자가 있었으며 ‘조판 당일날 갑자기 담당 교수님이 오셔서 그 기사를 싣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라며 ‘어쩔 수 없이 그 기사의 내용을 대폭 축소해야 했다’고 답한 학생들도 있었다.

편집권에 대한 갈등은 대학본부의 입장에 반할수록 많이 발생했다. 한 학생기자는 ‘편집권을 비교적 잘 보장해주지만, 등록금이나 학교 사업 등 학교 측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경우 아이템을 두고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답했다. 또한 ‘학교에 비판적인 기사가 실릴 때 발행 직전까지 외압을 받은 적이 간혹 있었다’고 답한 학생기자도 있었다. 이 외에도 ‘민감한 사안이 포함된 기사가 포함된 채로 신문이 발간됐을 시에 학교의 간섭 및 외압이 다소 많다’는 응답도 나왔다.

편집권 침해는 발행 중지로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편집권 침해로 인한 기사 검열 및 발행 중단 사태가 다수 발생’했다는 응답이 있었다. 이러한 편집권 침해는 대학신문사의 발행인이 총장이기 때문에 발생했다. 대학 사회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동시에 대학 사회의 대표를 발행인으로 두는 대학신문사의 모순된 구조가 이러한 갈등을 유발했다. ‘발행인이 총장이다보니 학교의 잘못된 점을 기사화할 때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응답처럼 학생기자들도 이를 의식하고 있었다.

학생기자들은 대학신문사 내 조직문화에는 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조직 분위기와 의사소통 체계에 대한 만족도는 각각 7.56점과 7.18점으로 9개 항목 중 가장 높았다. 보통보다 낮은 만족도를 보인 학생은 각각 9%와 13%에 불과했다. 학생기자들은 ‘수직적이지 않고 상호 존중하는 분위기’, ‘(의사소통 체계가)수평적으로 점점 변하고 있다’ 등으로 긍정적으로 답했다.

하지만 처우에 대한 학생기자들의 만족도는 높지 않았다. 특히 업무량의 경우 열독 현황과 함께 만족도가 보통보다도 낮게 나왔다. 많은 대학기자들이 인력난의 주요 이유를 과도한 업무량으로 꼽았다. 서울권 대학언론연합회 소속 25개 대학(서강대 제외)의 평균 학생기자 수는 13.24명이다. 하지만 대학신문사 간의 차이가 컸다. 학생기자 수는 중간값 기준으로 8명이었으며 최빈값 기준으로는 5명이었다.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 기준으로 절반의 대학신문사가 10명 미만의 기자로 구성됐다.

이에 많은 대학기자들이 인력난을 호소했다. 특히 학생기자들은 기자와 학생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해 더욱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학업과 병행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학교 취재나 야근 등 학업과 병행하기에는 너무 힘들다’ 고 응답한 학생기자들도 있었다. ‘임기 동안은 다른 활동이 거의 불가능하다. 휴학하고 신문사 활동을 하는 기자도 있다’라는 응답과 같이 학업과 대학신문사 활동이 버거워 학업을 쉬는 학생기자들도 있다.

임금의 경우 ‘최저시급도 되지 않는다’, ‘신문에 투자하는 시간과 노동에 비해 임금을 적게 받는다’라는 의견이 많았다.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업무량이 많아 신문사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학생의 경우 신문사 활동에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 한 학생기자는 ‘대학신문사 일만 하기에는 생활비가 모자라서 알바를 한다. 알바를 하면 대학신문사에 투자하는 시간이 적어진다. 그러면 기획안이나 기사에서 그게 보여서 혼난다. 그럴 때마다 대학신문사를 나가고 싶다’고 답했다.

대학은 장학금으로 부족한 임금을 보충했다. 높은 등록금은 대학생들에게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많은 학생기자가 장학금 제도에 만족했다. 하지만 △중복 수혜 금지 △성적 제한 △한정된 인원에만 지급 등의 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취재비 및 업무지원비에 대한 만족도는 5.71점으로 보통보다 조금 높았다. 하지만 점수 분포는 2점부터 8점까지에 고르게 분포돼 있어 대학별로의 편중이 커 보인다. 취재비 지원에 만족한다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지원이 일절 없다고 응답한 학생들도 있었다.   

신문은 읽히기 위한 글이다. 기사의 완성은 끝인 동시에 시작이다. 대학신문은 과연 읽히고 있을까. 학생기자들이 가장 낮은 만족도를 보인 항목은 3.79점을 기록한 열독 현황이었다. 열독 현황 항목에서는 10점과 9점으로 답한 학생이 한 명도 없었다. 과반의 학생이 3점 이하의 점수를 줬다. 신문 열독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답한 학생기자들도 있었지만 많은 학생기자들이 신문 열독률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답했다. 또한 대학신문의 영향력 역시 줄어들고 있다고도 봤다. ‘총학생회 등 학생자치활동에 참여하는 학생들만 거의 신문을 읽는 것 같다’고 답한 학생기자도 있었다. 학생들이 대학신문사 존재 자체를 모른다고 응답한 기자도 있었다. 한 학생기자는 ‘입학 당시에는 모든 학생들이 당연히 대학신문사를 알 것이라 생각했었지만 아니었다. 학보 자체를 학생들이 모르니 당연히 학보의 열독률이 낮다. 열심히 쓴 기사가 외면받는 경험은 생각보다 힘들었다’고 답했다.

학생기자들은 페이스북 등 온라인을 이용해 열독률을 높일 수 있었다고 답했다. 학생들은 종이를 넘어선 정보 전달 방법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드 뉴스나 동영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긍정적으로 답했다. 또한 이를 통해 대학신문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지면 이외의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힘들다고 응답한 학생기자들도 있었다. 한 학생기자는 ‘필수적이고 핵심적이라 생각’하지만 ‘적극적으로 실현하기에 인력이나 예산 등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학생기자들은 여러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거의 모든 학생기자들이 대학신문사가 꼭 필요하다고 답했다. 대학신문사 전체 만족도 평균은 6.9점으로 대부분의 항목 만족도보다 높은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대학언론의 위기 아래서 학생기자들은 대학신문사들이 ‘대학에 있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를 위해서 ‘대학신문사들이 연합해 유의미한 디지털콘텐츠를 전달하고 대학생뿐만 아니라 다양한 층위의 독자를 유치하려는 논의가 있기를 희망한다’, ‘여러 대학들과 소통해 사회 전반적인 문제와 대학가의 소식들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등 ‘연대’를 통한 해결 방안 모색을 강조했다.    


최진렬 기자 fufwlschl@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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