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위원회>

 
환경공학부 모 교수의 수업시간 내 인권침해 및 성폭력 행위를 고발하는 대자보가 작년 12월 7일 게시됐다. 본 사안은 당일 양성평등센터에 신고돼 조사를 거쳤고, 작년 12월 22일 윤리위원회로 회부됐다. 이후 윤리 위원회는 지난달 2일, 10일, 22일, 28일까지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소집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달 27일 모교수에게 특별인권교육 수강을 권고했다.

‘저는 폭력의 현장에 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시작되는 대자보에는 모 교수가 매 수업마다 체벌과 욕설 및 차별적인 발언을 지속적으로 행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대자보에 따르면 모 교수는 50cm 가량의 죽비나 주먹으로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대답을 한 학생들의 머리와 어깨를 때렸으며, 학생들에게 ‘모자란 xx, xx 같은 놈, 빨갱이’와 같은 폭언을 했다. 더불어 여학생들에게 결혼 및 출산 계획을 묻기도 했으며 출산 계획이 없다는 대답을 한 학생들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정황이 밝혀졌다. 신고인 A씨는 대학본부 측에 모 교수에 대한 징계처분 및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요구했으며 모 교수에게는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환경공학부 학생회는 작년 12월 9일 임시 학생총회를 열어 본 사안에 대한 학생들의 여론을 수렴하고 대책을 강구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당일 임시 학생총회에서 학생회는 “교수의 행위는 어떤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히며 향후 학부 내에 대응팀을 꾸릴 것이라는 계획을 제시했다. 당시 총학생회 시:원은 성명서를 통해 형식적인 대책이 아닌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 방안을 마련할 것을 대학본부 측에 촉구했다.

이후 환경공학부 학생회는 대학본부 측에 재발방지대책 마련에 대한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하지만 작년 임시총회 때 계획한 학내 대응팀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승훈 씨는 “현재 학생회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 학교의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본 사안과 관련해 총학생회 권한대행 역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정현 총학생회장 권한대행은 “지난 총학에서 일단락된 사안으로 인식하고 크게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다”고 답했다.

대학본부 측은 부적절한 대응으로 비판받았다. 대학본부는 작년 12월 14일 환경공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나 이내 논란이 일었다. 당시 대학본부는 설문지에서 ‘설문조사의 목적은 일련의 사태에 대한 사실관계 및 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도 개선방안 수립 등 향후 대책을 수립하는데 있다’고 밝혔다. 설문에는 △실제로 대자보에 언급된 교수의 행위를 목격한 적 있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 △수용 가능한 수준인지를 묻는 문항이 포함돼 있었다. 이에 당시 총학생회 시:원은 작년 12월 26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위 항목들은 공론화한 학생을 유별난 것으로 보거나 예민한 것으로 여길 수 있는 소지가 있어 적절치 않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대학본부 측은 “설문조사는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시행한 것이며 조사 후 결과는 별도의 참고 자료로 쓰인 바가 없다”고 전했다. 

현재로서(2월 25일 기준) 대학본부 측에서 발표한 뚜렷한 재발방지대책은 없다. 대학본부 관계자는 “대책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박소정 기자 cheers71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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