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과 학생회비 장부 내역 공개에 대한 논의가 지난 2일 열린 제1차 임시대의원회의(이하 대의원회의)에서 이뤄졌다. 장부 내역을 전체 공개하도록 하는 세칙 개정은 대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됐고 이를 대신해 각 학부·과가 참여해 투명한 학생회비 운영을 약속하는 성명서 작성이 이뤄질 예정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서울시립대학교 어둠의 대나무숲’에서 특정 학생회가 학생회비로 과도한 복리후생을 누렸다는 이야기가 나와 논란이 됐다. 학생들이 납부한 학생회비가 어떻게 쓰이는지 모든 학생이 구체적으로 알기 힘들고, 학생회비 금액이 왜 학부·과별로 천차만별인지도 명확히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번 논란의 골자였다.

유규상 대의원회의장은 학생회비 운영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학부·과 학생회비 운영에 관한 기준안 개정안(이하 개정안)’을 대의원회에서 현장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서울시립대광장(이하 광장)에 각 학부·과의 장부정리 내역을 게시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대의원회의장은 감사위원회가 인력난 등으로 인해 전체 학부·과를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며 개정안을 통해 각 학부·과의 재정운영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하자고 주장했다.

▲ 지난 2일 열린 제1차 임시대의원회의에 참석한 대의원들이 의결을 위해 거수 중인 모습
그러나 대의원회의 현장에서는 논란에 대해 적절한 피드백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과 당장의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장부 내역을 모두 공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 대립했다. 개정안의 공동발의자인 우승희 동아리연합회장은 “학생회비를 걷어야 하는 학생회의 입장에서 피드백을 보여야 학생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보수적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이번 기회에 의혹을 해소하자”고 말했다. 반면 국어국문학과 학생회 윤정호 회장은 “학부·과별로 상이한 학생회비 금액을 공개하면 차이에 대한 신입생들의 문의가 있을 수 있다”며 “광장이 공인된 우리대학 커뮤니티인지도 의심된다”는 의견을 밝혔고 이에 상당수의 대의원이 동의를 표했다. 이로 인해 세칙 개정은 결국 무산됐다.

대의원회의장은 반대 의견을 수용하고 개정안을 대신해 부정적 여론을 진화할 새로운 방안을 수렴했다. 최종적으로 △일부 기간 장부정리 내역 공개 △과년도 복리후생비 위주로 공개하고 지출과 수입은 간략하게 공개 △2017년 4분의 1분기 가량 공개 △의결 있는 성명서 작성 △의결 없이 연서로 성명서 작성의 5개 수정 안건이 현장발의됐다. 이중 ‘의결 없이 연서로 성명서 작성’ 수정안이 과반수의 찬성으로 통과되면서 각 학부·과 학생회는 투명한 학생회비 운영을 위한 앞으로의 계획을 담은 성명서를 작성할 예정이다. 성명서 작성의 책임자로 선정된 대의원회의장은 “현재 서명을 받고 있는 중이며, 빠르면 다음 주 중으로 총학과 연계하여 공개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정기 대의원회의에서 계속 학생회비에 관한 안을 발의하여 학우들과 대의원들이 경각심을 갖게 만들 것”이라며 “앞으로 반대의 의견을 가진 대의원들을 설득하고, 감사 세칙의 세부적인 개정을 진행하여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수빈 기자 vincent0805@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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