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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에 천천히 스미는 우리의 봄
김준수 기자  |  blueocean617@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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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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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를 준비하는 와중에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20일 월요일, 손석희 앵커는 <뉴스룸 앵커 브리핑>에서 저널리즘을 이야기했다. 지난 주말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이 사임하면서 많은 사람들 입에 JTBC가 오르내린 것에 대한 답변이었다. 손 앵커는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을 위해 저널리즘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뉴스 최종 책임자로서 “책임을 질 수 없게 된다면 저로서는 책임자로서의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자신의 의지를 표명했다. 그동안 보여줬던 올바른 저널리즘이 혹시나 무너지지 않았을까 생각한 우리의 마음을 다잡아 준 브리핑이었다.

21일 화요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했다. 포토라인에 선 박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는 말만 남긴 채 건물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명하지 않은 세월호 잠적 7시간만큼을 자신의 조서를 들여다보는 데 들였고 현재는 삼성동 저택에서 아무 말 없이 지내고 있다. 가해자는 여전히 말이 없는 셈이다.

22일 수요일, 세월이란 이름의 배는 1072일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양 소식을 들은 세월호 유가족들은 진도로 가 돌아올 가족을 기다렸고 많은 국민들 역시 그들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했다. 그러한 기도에 응답하기라도 하듯 하늘엔 세월호 리본 모양의 구름이 떴다. 미수습자 9명은 추운 바다에서 보냈던 긴 시간을 정리하고 비로소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23일 목요일, 팽목항에는 세월호 인양 소식을 들은 많은 사람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고 24일 금요일에는 검찰이 민정수석실 산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많은 것들이 조금씩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일까.

3월임에도 쌀쌀한 바람이 부는 날이 많았고 마음이 쌀쌀할 만큼 안타까운 일도 많았다. 국민은 분열되고 광장은 나뉘었다. 그럼에도 집 앞 나무에 꽃이 핀 것처럼 우리의 봄은 오고 있다. 비선실세를 위해 대기업으로부터 돈을 받고 나라를 분열시킨 장본인은 파면됐고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한 ‘벚꽃 대선’은 다가오고 있다. 국정농단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를 견제하는 책임 있는 저널리즘은 계속될 것이며 이름만큼 긴 시간을 바다 속에 있었던 배 안의 존재들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국민들은 촛불이 모였던 것처럼 다시 하나가 될 것이다. 우리는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 속도는 비록 느리더라도 그 방향은 올바른 곳을 향하고 있다. 마음속에 천천히 스미는 따뜻한 봄이 오고 있는 것이다.


김준수 문화부장
blueocean617@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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