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다림 끝이다. 기다림이 오래된 만큼 목포 신항까지 뱃길이 무사할지 염려가 쉽사리 가시질 않는다. 미수습자들이 드디어 가족들에게 돌아올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 무엇보다 반가움을 감출 수 없다. 그렇게 세월호가 인양되어 돌아오고 있다. 희생자 수습과 함께 침몰 과정에 대한 여러 의혹을 풀어내는 일들이 뒤따를 것이다. 관심과 격려, 냉정함이 함께 필요한 날들로 보인다.

다가올 앞날에 대한 기대와 염려 중에 지난 3년을 돌이켜본다. 사고 당시의 충격과 상실감은 실로 전사회적이었다. 각급 학교 학생들로 이뤄지는 여행 계획과 학교행사들이 취소되기 일쑤였다. 뿐만 아니라 사회 이곳저곳의 만남과 저녁 모임들이 부지기수로 취소되었다. 슬픔을 겪는 이들을 위로하기 위함이기도 했고 우리 모두에게 위로와 성찰이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과연 우리가 잘 살아오고 있었던 건지 안전하게 살고 있는 건지 성찰이 필요했다. 학내에서도 성찰의 움직임은 뚜렷했다. 곧 있을 중간시험 주간에 우리 모두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되묻기도 했고, 캠퍼스 곳곳에 위험물은 없는지 대대적인 점검과 정비가 이뤄졌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소비심리 위축과 내수부진에 따른 경기 침체 염려가 이어졌다. 가능한 한 빨리 일상으로 되돌아가자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6.4 지방선거도 있는 터였으니 어렵사리 용기를 내어 정치와 경제와 사회를 다시금 돌아가게 끔하는 책무가 모두에게 있었다. 대학 캠퍼스의 구성원 역시 다시금 일상을 살아가고자 노력했다. 그렇게 사고 2주기까지 지났고 이제 3주기를 내다보고 있다. 우리가 되찾아 가고 있는 정치와 경제와 사회, 그리고 캠퍼스는 어떤가. 되찾아가는 것에 급급해 정작 바로 잡아야 하는 것들, 그리고 버려야 할 것들을 간과하고 있는 건 아닌지, 사고 3주기를 두고 돌아오는 세월호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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