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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인터뷰
장애와 충돌하는 것이 없는 사회를 생각하다
김준수 기자  |  blueocean617@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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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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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대학 법학전문대학원 송영균 씨
우리대학 법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인 송영균 씨는 로스쿨 개강총회에서 장애인에게 열람실 좌석을 우선 배정하라는 내용의 안건을 발의했다. 총회 결과 안건은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송영균 씨와 안건 발의 이유와 총회 결과 등의 이야기를 나눠봤다.

장애인에게 열람실 좌석을 우선 배정할 것을 발의했다. 그 계기와 배경이 궁금하다
일단 열람실 좌석 우선 배정이라는 규정이 없었고 생활이 불편해서 발의했다. 나는 장루장애인이다. 아랫배에 있는 인공항문을 통해서 배변을 한다. 작년에는 학생회에서 열람실을 우선 배정해줬는데 올해 열람실 배정에 대한 규칙이 바뀌다보니 애매해졌다. 규칙이 바뀌지 않았어도 개인적인 배려로 계속 자리를 배정 받는 것이 이상했다. 만일 다른 장애인이 입학했을 때 규정이 하나도 없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의 선의에 기대고 구제를 받아야 한다는 게 싫었다. 물론 배려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장애인은 시스템 안에서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들었다
발의한 내용에 대해서 반대할 수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의견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참석함으로 인해 누군가가 말을 못하게 될 경우 내 존재가 폭력적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조금 더 본질적인 이유는 누군가가 어떤 말을 했을 때 상처받을까봐 걱정됐다. 또한 장애를 드러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외형만으로 봐서는 장애가 잘 드러나지도 않고 변과 관련된 장애라 말하기가 예민했다.

이번 발의는 장애학생들의 불편을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대학 다니면서 장애학생을 많이 봤는지 모르겠다. 거의 못 봤을 것 같은데 우리나라 장애인 인구가 5%다. 20명 중 1명이 장애인인데 대학에는 장애인이 없다. 로스쿨에는 더없다. 로스쿨에는 성공적인 학업성취를 한 학생들이 들어오지 않나. 로스쿨 학우들이 한번쯤 장애에 대해 생각하게 될 기회가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것 같다.

열람실 우선 배정 외에 개선될 필요가 있는 다른 점이 있을까
학교 측에서 장애에 대해 가지는 의식은 상당히 적은 편이다. 홀수층과 짝수층 전용 엘리베이터가 따로 운영된다. 이건 장애인의 존재를 생각하지 않은 엘리베이터 설계다. 휠체어나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6층에서 5층을 가려면 1층으로 내려와서 5층으로 가야한다. 일반인들은 계단으로 쉽게 한층 내려올 수 있지만 장애인들에게는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엘리베이터는 기본적으로 장애인을 위한 시설 아닌가. 또한 굉장히 놀란 것은 장애인 동아리가 없다는 것이다. 다른 대부분의 학교에는 장애인 동아리가 있다. 내가 학부생으로 다녔던 학교에는 학생회관 1층 가장 분위기 좋은 곳에 장애인 휴게실이 있었다. 그곳은 장애인 동아리가 자치적으로 운영했다.
법학관 1층에 장애인 휴게실이 있는데 그곳에 있으면 아무도 오지 않는다. 조직이 전혀 안 되어 있다는 거다. 장애학생인권센터에서 먼저 나서서 장애학생들의 욕구조사도 하고 학교 측의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학교가 내가 장애인인 줄 모르는지 관련 연락을 한 번도 못 받았다. 법학관에 장애인 휴게실이 있다는 것도 친구가 알려줬다. 심각한 문제 같다.

장애학생이 논의와 의결에 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내가 발의한 안건의 본질은 장애인에게 편의를, 우선권을 주자는 거다. 모든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담론들은 동일하다. 장애인들의 요구 대부분은 장애인들에게 예산이 들어갈 수밖에 없고 일반인들에 비해서 우선권을 가질 수밖에 없으며 배려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것들이다. 거기에 대해서 우리 사회는 기본적인 합의가 도출돼있지 않다. 그러다 보니 말을 하기 굉장히 어려워진다. 사회적 관념으로 일치돼있다면 장애인들이 쉽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로스쿨 특별전형이 있는데 이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을 인터뷰한 것을 본 적이 있다. 무슨 도움이 필요한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 모두 도움을 받는 게 더 눈치가 보여서 필요 없다고 했다. 우리나라 장애인들 각 개인에게 물어보면 그렇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진짜 눈치가 보이니까. 그래서 필요한 것은 장애인 집단이다. 개인이 목소리를 내는 것은 어렵다. 그런데 집단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비교적 쉬워진다. 조직이 필요하다.

장애학생에 대한 불편을 없앨 수 있는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장애학에서 장애를 정의할 때 예전에는 정상성과 다른 개인에 주목했다면 이제는 사회에 주목한다. 그러니까 장애를 드러나게 하는 사회적 구조가 문제라는 것을 장애학에서 언급하는 것이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장애물이 없는 건물에 있을 때는 자신의 장애와 충돌하는 것이 없으니 장애인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나의 경우를 대입시켜보면 ‘신체적 약자에 대한 배려 규정’과 같은 것이 있었다면 굳이 장애인임을 상기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장애라는 현상이 드러나지 않으니까 말이다.


정리·사진_ 김준수 기자 blueocean617@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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