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회가 시행한 ‘총장중간평가’ 결과가 지난 1월에 공개됐다. 총장중간평가는 원윤희 총장의 공약 이행 정도와 성과를 평가해 임기 후반에 대학 운영에 참고하기 위해 시행됐으며 지난달 27일 교수회 총회 발표를 통해 총장에게 전달됐다. 평가 분야에는 △8대 선거공약에 대한 평가 △총장 임기 전반기의 대학 운영 성과에 대한 평가 △총장 임기 후반기 대학 운영 개선에 대한 교수들의 의견 등이 있다.

평가는 총장의 선거공약 분야와 분야별 세부공약에 응답자가 우선순위를 매기고 이행 수준을 1점에서 5점까지 수치화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런데 총장이 내걸었던 8개의 선거공약 중 우선순위가 높게 매겨졌던 공약들은 낮은 점수를 받는 결과가 나타났다. 교수들은 ‘대학 재정 확충’을 가장 우선시해야 할 공약으로 뽑았지만 해당 공약의 점수는 2.62점으로 전체 평균인 2.70점 보다 낮았다. 교수회는 ‘서울시의 재정 지원 감소 등으로 학교의 전반적인 재정여건이 악화됐고 학교 구성원들이 이를 심각하게 느끼고 있음을 반영하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우선순위가 가장 낮게 매겨졌던 ‘100주년 사업의 준비 및 도약’은 가장 높은 점수인 3.47점을 받았다. 교수회는 ‘본교의 구성원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아직 시행이나 개선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34개의 분야별 세부공약도 우선순위가 높을수록 낮은 점수를 받는 현상이 나타났다. 전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세부공약은 ‘100주년 기념관 및 음악관의 차질 없는 추진’이었으며 전체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공약은 ‘교직원 보수체계와 처우 적극 개선’이었다. 두 공약은 해당 공약이 포함된 분야에서 각각 가장 낮은 우선순위와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받았다. 교수회는 ‘현재 총무과가 보수체계 개선을 위해 ‘전국 국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를 통한 보수체계 개편 사업을 추진 중인데 이는 본부 독자적으로 노력하는 사업으로 보기 어렵다’며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희식 교수회장은 “예산 측면이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했다. 이어 “반값등록금 적용으로 인한 재정 감소를 서울시에서 보전해주지 못했다”며 “이로 인해 생긴 재정 집행 어려움이 교수 연구비, 학교시설 유지 및 관리비 등의 감소로 이어져 교수들의 불만이 평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총장은 선거 당시 신공학관을 비롯해 신본관과 University Center의 건립을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투자 심사를 받지 못했으며 올 여름에 있을 투자 심사를 준비 중에 있다. 건물 건립에 대한 공약이 낮은 점수를 받은 이유는 투자 심사를 받지 못한 것이 그 원인으로 보였다. 교수회는 이행 수준이 낮은 세부공약 사항을 재점검하고 이를 이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기를 바란다고 했다.

학생을 위한 공약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34개의 세부공약 대부분은 교수와 교직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교수회장은 “총장의 공약 중 학생에 대한 공약이 부족하다는 점에 동의한다”고 했다. 2015학년도 2학기 교학협의회에서 조창훈 당시 총학생회장은 총장 선출에 대한 학생 투표권 확보를 건의했고 이를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했지만 학생 투표권은 실현되지 않고 있다. 학생 투표권 부재가 학생 관련 공약 부족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교수회장은 “어느 정도 연관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교수회장은 “방법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어떤 형식으로라도 평가를 한 번 더 할 예정”이라며 “이행이 미진한 부분에 대해 확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학본부 관계자는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보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준수 기자 blueocean617@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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