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의 예능 ‘SNL코리아’가 지난 25일부터 시즌 9으로 돌아왔다. 다양한 코너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미운우리프로듀스101’이다. 미운우리프로듀스101 최근 인기리에 방영하고 있는 예능 ‘미운오리새끼’와 작년에 큰 인기를 모았던 ‘프로듀스101’을 패러디한 정치풍자극이다. ‘문재수’, 안연정‘, ’레드준표‘ 등의 명찰을 단 배우들이 대선 주자들의 행동을 패러디한다. 정치인들을 풍자하는 모습들에 웃음이 빵빵 터지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반갑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흐뭇하기도 했다.

2012년 가을, SNL 코리아에서는 지금과 같은 정치풍자극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바로 ‘여의도 텔레토비’다. 여의도 텔레토비는 대선 주자들을 텔레토비 친구들로 비유해 풍자했다. ‘구라돌이’, ‘엠비’ 등의 이름들도 하나같이 주목 같았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인기와는 다르게 여의도 텔레토비는 방송심의위원회에 지속적으로 회부됐고, 이윽고 5개월 만에 폐지가 됐다.

2016년 박근혜 게이트 당시, 여의도 텔레토비에 대한 청와대의 사전검열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근혜 정권의 문화·언론 탄압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여의도 텔레토비는 당시 정권과 대통령 후보를 풍자했다는 이유로 폐지된 것이다.

지난 박근혜 전권에서 정치풍자 예능 혹은 정치풍자극이 보기 힘들어졌다. 뿐만 아니라 항상 ‘변호인’, ‘국제시장’ 등의 영화들이 논란이 되고 어떤 프레임에 갇혀 평가돼왔다. 지난 정권 동안 문화는 이상하리만큼 어떤 이데올로기에 억압받아 왔다는 것이다. 
정치세력 및 정치인들을 풍자하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정치인들의 망언, 비리 의혹, 공허한 정쟁에 실망한 대중들은 이를 속 시원하게 꼬집고 희화화해주는 콘텐츠를 원하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쉬운 내용과 재밌는 설정들은 대중들로 하여금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해주는 매개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이번 문화면 기사를 취재하면서 느낀 것은 문화 자체에는 ‘저항’이라는 특성이 존재하고 대중들은 이에 환호한다는 것이다. 과거 양반 탈춤에서 말뚝이가 어리석은 양반과 탐관오리들을 희화화하고 풍자했던 것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서민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정치적, 사회적 부조리함에 저항한 것이다.

미운우리프로듀스101은 재미면에서 여의도 텔레토비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문화예술인들이 마음껏 정치를 비판하고 풍자할 수 있는 시기가 다시 왔다는 것이 반갑고 행복할 따름이다.


국승인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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