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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좋은 게임은 MSG가 들어간다(Making Sense of Gender)
김준수 기자  |  blueocean617@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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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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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에 젠더 감수성을 높여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17일 개최된 ‘제1회 게임문화포럼’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장민지 박사는 ‘게임으로 바라본 우리사회의 젠더 감수성’ 발표를 통해 게임에 MSG가 필요하다고 했다. 여기서 MSG는 Making Sense of Gender의 약자다.

장 박사가 게임에 젠더 감수성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큰 무리가 아니다. 남성을 주 타겟층으로 하는 게임산업은 남성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하는 요소를 넣어 게임을 만든다. 대표적인 것이 여성의 성 상품화다. 비현실적인 몸매의 여성 캐릭터를 만들고 이를 아슬아슬하게 노출시킬 수 있는 옷을 입히는 것이다. 출시 23일 만에 서비스를 종료한 ‘서든어택 2’는 출시와 동시에 여성 캐릭터의 선정성 논란이 일었다. 일부 캐릭터의 자세와 의상이 특정 부위를 강조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개발사인 넥슨gt는 논란이 된 캐릭터를 삭제하기로 결정했지만 재미가 없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되자, 결국 서비스 종료를 선택했다.

게임 이용자들의 부족한 젠더 감수성도 게임에 MSG가 필요하다는 장 박사의 주장을 뒷받침 해주는 예시다. 세계적인 게임업계인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한 ‘오버워치’를 즐기는 여성 이용자들은 일부 이용자들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 게임 속에서마저 성희롱과 성차별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 이용자들이 음성 채팅을 통해 목소리를 내면 “여자가 게임을 왜 하냐” 등의 차별적인 발언이나 폭언을 듣기도 한다. 청년참여연대가 게임 이용자 4479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에 실시한 ‘오버워치 내 성희롱·성차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6.2%가 ‘오버워치 내 성차별 및 성희롱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그중 실제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한 여성 이용자는 96.5%였다.

   
▲ 선정성 논란과 게임의 완성도 부족으로 서비스를 종료하게 된 ‘서든어택 2’
여성은 게임을 못하며 게임은 남성의 영역이라는 인식도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일부 이용자들은 “여자들은 못하니까 힐러나 하라”며 특정한 역할 군을 강요하기도 하고 게임을 잘하는 여성 이용자들의 성별을 의심하기도 한다. ‘게구리’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는 오버워치 실력자 김세연 씨의 사례가 그 예다. 한 대회에서 김 씨가 보여준 엄청난 플레이가 논란의 핵심이었는데, 그녀가 보여준 플레이가 실력이 아닌 불법 프로그램이라는 의혹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 씨가 인터넷방송에 출연해 실력을 직접 보여주고 나서야 논란의 불씨가 꺼졌다. 이 와중에 일부 네티즌들은 김 씨의 성별이 여자가 맞느냐며 성차별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 씨는 ‘스포츠 경향’과의 인터뷰에서 “‘거짓말하지마, 여자는 저렇게 게임 못 함’이라는 말을 1만 번 정도 들어 본 것 같다”고 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로는 게임산업에 종사하는 여성의 수가 적다는 것을 뽑을 수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6 콘텐츠산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게임산업에 종사하는 여성의 비중은 18.3%였고 비디오게임산업에 종사하는 여성의 비중은 15.9%에 불과했다. 또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게임산업에 종사하는 여성의 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콘텐츠진흥원이 2015년 10월에 발간한 ‘통계로 보는 콘텐츠산업’에 따르면 온라인게임을 이용하는 남성과 여성의 비율은 각 63.1%와 35.9%였고 모바일게임의 경우 51.6%와 48.8%로 그 격차가 더 좁혀졌다. 즉, 여성 게이머의 비율은 점차 증가하는 반면 여성기획자나 프로그래머의 수는 줄어들어 여성들을 만족시키는, 젠더 감수성이 풍부한 게임이 등장하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게임산업에서 젠더 감수성을 키우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여성 기획자와 프로그래머를 늘리는 일이다. 장 박사는 “기존 게임업계에는 어울리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여성성을 가진 프로그래머나 기획자 혹은 일러스트레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동시에 여성 기획자나 프로그래머의 성공사례에 대해 강의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여자는 게임 분야에 약하다’는 인식을 허무는 작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여성 게이머를 사로잡는다는 것은 게임산업 내 젠더 감수성 증가뿐만 아니라 산업 규모를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장 박사는 “게임산업 규모가 확장되는 것은 수출에 의한 방법도 있지만 이용자들의 외연을 확장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며 “여성 게이머들을 어떻게 포섭할 수 있는지가 게임산업에서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다”고 했다.

또한 장 박사는 이용자들의 젠더 감수성을 높이는 데 대해 “게임 콘텐츠가 성적 대상화를 줄이고 젠더 감수성을 높인다면 이용자 문화 역시 발전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여성 혐오적인 게임 콘텐츠가 많은 실태를 비판하는 동시에 여성 이용자들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장 박사는 “여성 혐오적인 발언들 때문에 생긴 강압적인 이용자 문화가 여성이나 성 소수자들을 침묵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점에서 요즘 여성 이용자들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내보이려고 하는 움직임이 기존 문화를 깨뜨릴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발걸음이다”라고 했다.


김준수 기자 blueocean617@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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