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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
의무와 권리 사이, 병역거부
김도윤 기자  |  mellow74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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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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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박모 씨에게 서울북부지법 이정재 판사는 무죄를 선고했다. 최근 양심적 병역거부에 무죄를 선고하는 하급심 판결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15년 5월 이후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무죄판결 건수는 1년 반 사이에 무려 15건에 이른다. 그러나 대법원은 하급심의 잇따른 무죄판결에도 불구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도록 결정을 내리고 있다. 유엔 인권이사회의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세계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라는 명목하에 구속된 수감자 723명 중 92.5%인 669명이 한국인이다.

지금까지 대법원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입영의 기피에 관한 현행 병역법 88조에 따라 3년 이하 징역형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남북이 분단돼있어 불안정성과 예측 불가성이 상존하는 우리나라의 안보상황을 고려해 ‘국방의 의무는 보다 강조되어도 지나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라고 법정의견을 냈다. 이에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병역법 88조가 위헌 요소를 가지고 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는 ‘대체복무의 가능성을 제공하지 않았으므로 병역법 88조는 합헌’이라며 ‘양심의 자유를 보호해야 할 의무에 대한 위반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일부 헌법재판관은 병역법 입법자가 양심의 자유와의 갈등관계를 해소하여 조화를 도모할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았다면서 반대 의견을 냈다. 또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일률적으로 입영을 강제하고 형사처분을 하는 법률조항은 위헌임을 면치 못 한다’고 전했다.

하급심에서 무죄를 판결한 판사들과 일부 반대 의견을 낸 헌재 재판관들이 있듯이, 법조계 내에서 조금씩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하급심에서 무죄를 판결한 판사들은 양심적 병역거부는 양심의 자유에 근거한 것으로 헌법이 추구하는 평화를 지향하고 있고 국가기능을 저해하지도 않으며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헌법이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에 반하는 행동을 강요받지 아니할 자유가 있으며, 양심적 병역거부는 이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판결했다.

사법부뿐만 아니라 인권단체에서도 헌재에 위헌 결정을 요구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보편적 인권인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위헌 결정을 요구했다. 또한 국방의 의무와 양심의 자유를 조화롭게 해결할 수 있도록 대체복무제 도입을 요구하기도 했다.

유엔 또한 국가인권정책기본권고안을 통해 병역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양심적 병역거부자 전원을 석방하고 전과 기록 말소와 적절한 배상을 할 것을 우리나라에 권고함과 동시에 ‘양심적 병역거부를 법적으로 인정하며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민간 대체복무 기회를 줄 것’을 요구했다.

대체복무제 우려와 방안

하지만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대체복무제를 도입할 경우 국방력이 저하될 수 있으며 양심을 판단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방부는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가 시행될 경우 병역기피의 확산으로 국방력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대체복무제도 도입을 반대했다. 하지만 대만의 사례는 국방부의 우려를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대만은 우리나라처럼 60만의 병력을 유지해왔으나 첨단 무기 개발로 병력자원의 잉여가 발생했다. 이에 대만은 대체복무제가 안전을 확보하고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고 판단해 대체복무제를 도입했다. 대만에서는 군복무의 형평성을 고려해 대체복무자에게 현역 상비군의 복무 기간보다 더긴 복무 기간을 부여한다. 또한 병역기피에 대한 우려를 피하기 위해 한해 500~1000명의 대체복무자만 인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 병역회피 시도는 발생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발표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대체복무를 허하라’ 보고서에 따르면 국군이 북한군에 비해 객관적으로 전력이 강하다며 헌재의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매우 크고 실제적이기 때문’이라는 근거를 반박했다. 전 의원은 양심 판단의 객관적 기준을 설정해 획일적으로 심사하는 것이 어렵다는 헌재의 지적은 타당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구체적인 심사 기준과 제도를 고안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러한 이유로 대체복무제도가 허용되지 않거나,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징역형을 선고 받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끝으로 전 의원은 “양심상의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전과자로 전락하지 않고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대체복무를 이행할 수있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전했다.


글·삽화_ 김도윤 기자 ehdbs7822@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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