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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믿음의 소유자: ‘안아키’스트
오성묵 수습기자  |  sungmook123@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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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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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자연주의 육아로 논란을 일으킨 ‘안아키’ 카페가 지난 2일 폐쇄됐다. 안아키는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의 줄임말이다. 안아키는 의학적 치료를 거부하고 자연주의 치료를 표방한다. 실제로 아토피를 앓거나 백신에 과민반응이 있는 아이를 가진 부모들은 안아키에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현대의학 상식과 어긋나게 아이를 치료하는 것은 아동학대라는 비난 여론이 속출하고 있다. 극단적 자연주의로 대변되는 안아키의 모든 것을 샅샅이 파헤치기 위해 오성묵 기자와 이재윤 기자가 얘기를 나눠봤다.

극단적 자연주의 치료, 치료 아닌 학대

오성묵(이하 오): 안아키 회원들도 아이를 누구보다 건강하게 키우고 싶은 마음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 집에 공기청정기를 두는 대신 공기를 정화하는 식물을 키우는 것처럼 자연주의 삶의 방식을 지향하는 것도 하나의 가치관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무엇이든 한 쪽으로 치우친 방식은 위험하다. 안아키 회원들은 자연주의 치료를 극단적으로 받아들여 필수예방접종도 거부하고, 아이가 온갖 아픔에 시달려도 약을 먹이지 않는다. 덧붙여 그들은 전문적인 의료 지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의적으로 판단해 아이의 건강을 관리한다. 아이가 화상을 입었을 때 찬물 대신 뜨거운 물로 찜질하거나 장질환에는 숯가루를 먹이고 아토피가 있어도 스킨과 로션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그 예다. 뿐만 아니라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수두에 걸린 자녀와 함께 모여 놀게 하는 수두 파티를 열기도 했다. 이러한 상식에 어긋나는 치료법은 명백히 아동학대라고 생각한다.

이재윤(이하 이): 나는 안아키 회원들이 아이들의 면역력을 높인다는 목적보다는 수단인 자연주의 치료에 집착한다고 생각한다. 자연주의 치료와 필수예방접종 모두 면역력을 높인다는 공통된 목적을 추구하는 것이다. 자연주의 치료만 고집하는 모습은 아이의 건강을 핑계로 자연주의 실험에 빠진 것 같은 인상을 준다. 또한 필수예방접종을 거부하는 행위는 어린이집과 같은 공공시설의 안전을 위협한다. 실제로 안아키 회원의 아이들로부터 내 아이가 전염될까봐 수많은 부모들이 걱정하고 있다. 자연주의에 대한 맹신으로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행위는 사회적 불안감을 조성하는 이기적인 행위이다.

신념과 불신으로 얼룩진 안아키

오: 안아키 회원들은 대체로 아이가 어렸을 때 약에 의존하는 대신 자연을 가까이하는 습관을 들이면 미래에 면역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마침 의료계의 권위 있는 한의사가 그들의 신념을 뒷받침하는 주장을 펼쳐, 신념은 더욱 견고해졌다. 덧붙여 안아키 카페 회원 수가 6만여명인 것을 고려해볼 때, 우연히 치료에 성공한 사례도 있을 것이다. 우연히 발생한 성공사례를 필연적인 성과로 착각한 것도 그들이 극단적 자연주의를 맹신하게 된 이유일 것이다.

이: 또 다른 이유로 의료계에 대한 불신도 꼽을 수 있다. 의료계가 상업적인 목적으로 과도한 치료와 처방을 하고, 무분별하게 항생제를 남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의약품 소비가 외국에 비해 많고, 증상이 심하지 않아도 병원 방문이 잦다는 것은 통계로도 확인됐다. 또한 아이를 병원에 내맡겨도 빠른 시일 내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도 의료계를 불신하게 되는 주요한 원인이다. 이는 전문 분야인 의료를 쇼핑처럼 신속하게 결과를 내줘야 한다는 부모들의 성급한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오: 확실히 의료의 특성상 환자가 원하는 것을 모두 맞춰 줄 수는 없는데 부모들은 그러길 바라고 있다. 그래서 의사와 부모 간의 상호 신뢰가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대다수 부모들은 자신이 유아였을 때 예방접종 받은 건 고려하지 않고, 현재 자신이 병원에 갔을 때 불만족스럽던 경험만을 육아에 투영한다. 이러한 측면도 의료계를 불신하게 된 배경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줄어드는 출산율, 더욱 강해지는 소유의식

이: 부모는 자신이 바라는 대로 아이가 커주기를 바랄 것이다. 그래서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에 참견하고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안아키 사태는 ‘성공하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는 식의 부모의 강요가 건강 버전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본다. 다시 말해, 미래의 건강을 담보로 현재 고통을 인내하라는 것이다. 이러한 강요의 이면에는 아이에 대한 주인의식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이가 내가 원하는 대로 컸으면 좋겠다는 욕망이 아이에 대한 주인의식과 결합돼 이번 안아키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만약 아이를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지 않았다면 아이의 건강에 대한 모든 선택을 자의적으로 판단하진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극단적 자연주의 치료를 맹신하는 사람이라도 남의 아이의 건강을 책임진다면 병원에 맡기거나 ‘자연주의가 좋다’는 조언 정도로 그치지 않을까.

오: 좋은 지적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한두 명의 자식을 키우는 부모들이 늘어나 아이가 건강하게 자랐으면 하는 욕망이 더욱 커졌다. 부모가 아이의 건강을 신경 쓰는 것은 좋지만 소유의식이 지나치게 강해지는 것은 위험하다. 소유의식이 강해지면 아이의 건강을 의료계를 비롯해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 전적으로 부모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게 될 수 있다. 아이의 건강에 대한 비뚤어진 욕망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오히려 아이의 건강이 악화된 사태가 이번 안아키 사태가 아니었나 싶다.


정리_ 오성묵 수습기자 sungmook123@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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