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문학연구소의 HK교수가 대학회계교수로 전환된다. 지난달 26일 재정위원회(이하 재정위) 회의에서 대학회계직원에 HK교수를 추가하는 안건인 ‘대학회계직원 총정원 조정(안)’이 논의됐다. 안건이 통과됨에 따라 오는 9월부터 대학회계직원에 HK교수가 추가된다. 대학회계교수에 관련한 규정도 새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대학회계교수는 서울시 재원으로 급여를 받는 기존 교수와 달리 대학회계에서 급여를 받게 된다.

HK교수는 한국연구재단의 인문한국지원사업(이하 HK사업)에 우리대학이 선정되면서 정년보장 트랙으로 임용된 연구교수로 도시인문학연구소 소속이다. HK사업은 대학 내 인문학연구소에 전임교수 제도를 도입해 인문학연구 체제를 확립하기 위한 사업으로 2007년 시작됐다. 우리대학은 지난 10년간 HK사업의 지원을 받는 것을 조건으로 연구재단과 협약을 맺었고 사업 종료 후 HK교수의 정년보장을 약속한 바 있다. HK사업은 오는 8월 31일부로 사업이 종료되고 HK교수는 정년을 보장받는 대학회계교수로 전환된다. 전인한 교무처장은 “이 약속을 지키면서 우리대학에 부담이 아닌 득이 되는 방향으로 이끌어나갈 계획”이라고 앞으로의 도시인문학연구소의 운영 방향을 말했다. 대학회계로 급여를 부담하게 됐지만 HK교수에 대한 연구재단의 영향이 줄어드는 이점이 생긴다. 교무처장은 “대학회계에서 급여를 주면 기존의 연구재단의 영향이 많이 없어진다”며 “연구뿐만 아니라 강의와 프로젝트 등 우리대학의 목적에 맞는 활동을 도시인문학연구소에서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학회계교수에 대한 규정이 없어 △교수회 회원 자격 △총장 및 학장 등에 대한 선거권과 피선거권 △수당에 해당하는 교육·연구 및 학생지도비(이하 교연비) 지급 등의 자격을 부여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교수회 김희식 회장은 “HK교수와 관련해 교수회의 의견도 반영돼야 한다. 교수의 권리나 의무에 대해서도 교수회 총회에서 논의할 생각”이라며 “선거권과 피선거권 문제를 비롯해 재임용, 승진 과정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교수들은 재임용 심사, 승진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퇴직을 하기도 한다. 정년을 보장할 경우 이런 심사를 대학회계교수에게 어디까지 적용가능 할지도 논의가 필요하다.

교무처장은 “HK교수 역시 대학교수를 뽑는 일반적인 과정과 똑같이 임용된 교수이기 때문에 개인적 역량에 차이가 없다”며 “일반 교수들과 같이 승진 심사와 정년보장절차를 거치게 돼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무처장은 “대학회계교수는 학과 소속이 아닌 도시인문학연구소 소속 교수라는 점과 급여의 재원이 대학회계라는 점 외에는 다른 차이가 없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교수회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학회계교수로의 전환이 HK교수의 급여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기존 교수의 급여는 기본급과 교연비로 구성된다. 대학회계교수의 경우 기본급은 보장받을 수 있지만 교연비 지급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교연비는 교수의 교육활동과 연구활동 그리고 학생지도활동에 근거해 지급한다.

현재 HK교수는 교육과 학생지도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 김 회장은 “HK교수는 학과 교수들과는 다르게 연구가 목적인 교수다. 강의를 하게 된다면 얼마만큼의 강의를 맡을지 수당은 어떻게 정할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무처장은 재정위 회의 당시 “수당에 해당하는 교연비는 도시인문학연구소의 적립금과 포스트 HK사업에 선정되면 받는 간접비를 이용할 것이다. 대학회계교수의 강의나 과외활동에 대한 교연비는 대학회계에 부담없이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회계의 부담을 줄일 방안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대학회계의 부담에 관해 교무처장은 “학과와 협의를 통해 연구교수의 역할과 학과 교수의 역할을 겸직할 수 있다면 전임교원 공개채용 과정을 통해 학과 교수 겸직을 함께 맡길 계획도 있다. 공개채용이기 때문에 뽑히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이러한 방향으로 학과 교수직을 겸직하게 되면 기존 교수와 동일하게 서울시 재원으로 급여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대학회계교수가 강의를 맡게 되면 시간 강사로 나가는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재윤 기자 ebuuni321@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