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학생총회를 진행 중인 김민성 총학생회장
총학생회칙이 일부 개정됨에 따라 내년부터 감사위원회(이하 감사위)가 본격적으로 개편된다. 전체학생총회(이하 학생총회)에서 감사위 개편 안건(이하 개편안)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번 개편안의 주요 골자는 △감사위의 조직 개편 △자치기구 조직 관계 일부 개편 △감사위 권한 확장이다.

개편안에 따르면 감사위는 대의원회 상설기구에서 제외되고 기존에 구역별 대의원이었던 감사위원장은 학생복지위원장과 같은 직능별 대의원 및 중앙운영위원이 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감사위원장은 대의원회 외부에서 선거로 선출할 예정이다. 올해의 경우 업무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2017년 동계전체일꾼수련회에서 선출된 이도형 감사위원장이 임기를 유지할 예정이다. 김민성 총학생회장은 “현재의 감사위원들 역시 독립화 이후에도 감사위원직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자체적으로 구성한 내부 정관에 따라 감사위원들을 선출할 예정이다.

감사위의 독립화 안건이 등장한 배경에는 현재 감사체계의 문제점이 있다. 총학생회장은 “기존 감사위는 대의원회 산하 상설기구였다. 감사위원장이 대의원을 겸직했기 때문에 본연의 업무를 하는 데 있어서 한계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또한 위원회의 인력 확충 면에서 한계가 있어 총학생회비 집행에 대한 회계 감사만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번학기 초에 모 학부·과 학생회가 학생회비로 과도한 복리후생을 누린다는 내용의 글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서울시립대학교 어둠의 대나무숲’에 올라오며 논란이 됐다. 이로 인해 학부·과 학생회의 학생회비 사용에 대한 불신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제53대 총학생회 ‘톡톡’은 감사위 독립화를 공약으로 삼았다.

감사위를 독립 기구로 개편하자는 목소리는 이전부터 있었다. 2015년도 경영대 6대 학생회 ‘유앤아이’가 학생회비를 횡령하고 통장사본을 조작한 일과 일부 경영대 소모임에서도 학생회비 지원금을 횡령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당시 총학생회는 감사위 개편안을 제시했지만 대의원회 회의에서 부결됐다. 2015년도에 총학생회장직을 맡았던 조창훈(철학 10) 씨는 “당시 경영학부 학생회비 사건과 관련해 기존에 총학생회·대의원회·단과대 학생회 등에게만 정기적으로 실시한 감사의 범위를 보다 확대하여 학부·과 학생회 또한 제3의 기관인 감사위로부터 감사를 받도록 하고자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개편안이 부결된 이유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하다. 조창훈 씨는 “학부·과 학생회 감사를 의무적이고 일률적으로 시행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통과하지 못한 듯하다”고 말했다. 반면 당시 대의원회 의장직을 맡았던 신호인(공간 13) 씨는 “조항 충돌이 생기고 의미도 모호한 측면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2015년과 달리 이번 개편안이 가결된 것은 학생회비 감사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이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2015년도 개편안보다 회칙 내용이 명확해졌기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신호인 씨는 “발의자와 회칙개정위원회 모두 논의를 많이 한 것이 조문마다 느껴졌다”며 “모호성도 줄었고 권력기구에 따른 상호 견제도 잘 마련돼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감사위원 선출 방식이나 감사위에 대한 예산편성과 같이 아직 정해져야 할 세부 내용이 많다. 신호인 씨는 “감사위원장이 대의원회 의장을 겸임할 경우 견제의 어려움이 생길 수 있을 것 같다”고 학생총회 당시 질문한 바 있다. 홍주성 회칙개정위원장은 “정관과 세부 세칙을 새로 개정할 예정”이라며 “감사위원장이 대의원회의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는 규칙을 넣으면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현재 학생복지위원장이나 동아리연합회의 회장과 같은 직능별 대의원이 대의원회 의장을 겸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세칙은 없다.

총학생회장은 “새로운 정관을 만드는 데 있어서 완성된 기준안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시행착오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 한다”며 “학부·과 학생회비 감사에 대해 기존 감사 방식이 바뀜에 따라 불편해 할 학부·과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우려를 전했다. 감사위원장은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감사위의 힘이 너무 세지는 것”이라며 “총학생회 측이나 다른 자치기구와 의견을 나누면서 감사위를 견제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총학생회장은 감사위 독립화 일정과 계획에 대해 “축제 이후 현 감사위와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준수 기자 blueocean617@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