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전개, 예상 가능한 결말로 뭇매를 맞기도 했지만 ‘러브라이브!’의 진정한 미덕은 ‘순간의 반짝임’에 있다. 학교를 되살리고 인기의 정점에 선 3학년들은 졸업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인다. “아홉 명이 아닌 뮤즈는 뮤즈가 아니야!” 호노카는 결국 해체를 결정한다. 애니메이션 평론가 후지츠 료타 씨는 트위터를 통해 “러브라이브!에서 아이돌은 부활동에 가까운 요소로 그려지고 있다”며 “졸업을 해야만 하는 고교생의 특수성을 다루기 때문에 ‘순간의 반짝임’을 대중적인 형태로 표출하는데 성공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러브라이브!’는 스쿨아이돌이라는 설정을 통해 아이돌 스타의 문턱을 누구나 될 수 있는 것으로 낮추었다. 그리고 학교에 재학 중에만 아이돌을 할 수 있다는 한계를 설정해 그 눈부심을 극대화한 것이다.
뮤즈는 2010년 ‘러브라이브! 프로젝트’를 통해 세상에 공개됐다. 이 프로젝트는 가상아이돌 기획으로, 뮤즈는 일반 아이돌처럼 음반으로 먼저 데뷔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초기의 뮤즈는 실패의 가까운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팬들은 똘똘 뭉쳐 뮤즈를 지켜나갔다. 이후 2013년 애니화를 통해 전국적 인기를 얻고 가요계 정상만이 할 수 있다는 돔 콘서트까지 성사시키기에 이른다. ‘모두가 만드는 아이돌.’ 이것이 이 시리즈의 다른 하나의 미덕이다. 이러한 성공 스토리는 큰 울림으로 퍼져나갔다.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는 메시지는 침체된 일본 사회에 더욱 강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뮤즈는 2015년 현실에서도 돌연 해체를 발표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온 것이 극장판 ‘러브라이브 더 스쿨아이돌 무비.’ 영화의 내용은 뮤즈가 미국에 초청을 받아 ‘스쿨아이돌’이라는 콘텐츠를 알리는 것. 그저 애니메이션의 결말을 조금 늘렸다고밖에 볼 수 없는 스토리다. 그러나 이 영화는 한일 양국에 유의미한 성적을 남겼다. 이별을 알고 있기에 더 애틋한 것일까. 기자가 영화를 관람하러 갔을 당시에도 엔딩 장면에서 울음을 참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다. 엔딩이 남긴 여운만큼 ‘러브라이브!’가 남긴 ‘순간의 반짝임’은 영원한 것이 됐다.
작년 여름 시리즈물인 ‘러브라이브! 선샤인!!’이 새롭게 방영을 시작했다. 무대를 시골 고등학교로 옮겨 스쿨아이돌을 통한 지역 발전의 롤모델을 자처하고 있다. 반응은 가히 폭발적. 가상아이돌들은 지치고 피로한 시청자들에게 희망을 주려한다. 피로사회, 경제 불황 속에서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것은 거대한 담론이 아니다. 오히려 사람들은 가상아이돌과 같은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찾으며 위로를 받고 있다. 지쳐있는 사람이 있다면 가상아이돌 콘텐츠를 보길 추천한다.
글·사진_ 국승인 기자 qkznlqjffp44@uo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