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기 독자위원회 _ 제705호를 읽고

밤바람이 따뜻한 날이 왔다. 녹음이 채운 풍경은 시원하다. 비까지 내려준다면 금상첨화다. 가장 좋아하는 때다. 나 혼자만 좋아하는 건 아닐 거다. 좋은 날에 하는 축제는 더 좋다. 올해의 축제는 끝났고 이번 학기 여섯 번째의 신문이 나왔다. 여섯 번의 신문이 나올 동안 지나간 학기는 너무 짧다. 짧다는 생각은 때때로 아쉬움을 동반한다. 나중이 되어 짧다고 느낄 내일의 시간을 소중히 해야 할 것이다. 다들 기말고사 공부를. 의식이 마구잡이로 흘러가는 건 여기까지. 여섯 번째의 신문은 무엇을 담았나.

신문은 한 학기 동안 계속해서 환경공학부 모 교수의 징계문제를 다뤄왔다. 놓지 않고 논의를 쫓아 준 신문에 고마움을 전한다. 감사위 개편안이 가결되었다. 신문이 지적한 바와 같이 감사위 독립은 견제가 필요할 것이다. 개편된 감사위원회가 학교 내의 부정한 일들을 줄이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 학교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발하다. 커뮤니티는 익명성이라는 양날의 검을 지니지만 분명 의견을 개진하고 문제를 공론화시키는 기능을 한다. 곪아 온 문제들이 여러 군데에서 전해져왔다. 신문은 총학의 부조리 척결 결의안을 보도했다. 분명히 수면 위로 떠오른 문제들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그것을 대하는 우리의 몫일 것이다. 잘못된 관습보다 상식이 중요하다.

학술면에 향후 국회의원 선거 제도에 대한 글이 실렸다. 논의하는 주제에 비해 지면의 분량이 작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더 깊이 있는 내용을 듣고 싶었다. 사회면은 대통령에 대한 기사로 모두 채워졌다. 대통령 선거 전반에 관한 이슈들에 대해 다뤘다. 선거 결과가 가지는 의미, 선거 과정의 특이점, 그리고 선거 후의 향방. 우리가 투표하는 순간에만 권력을 가지지 않기 위해서는 정치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신문이 다룬 기사는 필수적이다. 채식 기획 기사가 흥미를 끌었다. 채식주의자가 아닌 사람이 채식 식단과 관련한 불편함을 생각하게 하는 기사였다. 시스루도 재미있게 읽었다. 올해도 물어준 모기에게 감사하다. 5.18 기념일 관련 기사가 있었으면 좋았겠다.


정창렬(철학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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